정부-학계 산불피해지 산림복구 이견

정부-학계 산불피해지 산림복구 이견

입력 2000-04-19 00:00
수정 2000-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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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조림이냐 자연 복구냐.침엽수 위주로 심느냐,아니면 수분 함유량이많은 활엽수 위주로 할 것이냐.’ 건국 이래 최대의 산불 피해를 당한 강원도 영동지역 1만4,500㏊의 산림 복구 방식과 수종 선정을 놓고 정부와 학계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18일 강원도에 따르면 산림청과 강원도 등은 피해상황을 조사한 뒤 계획을세워 조림한다는 원칙 아래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기후와 토양 등을 고려해 침엽수와 활엽수 등을 혼합해 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는 전문가의 용역을 거쳐 장·단기계획을 수립,수백년 앞을 내다보는 조림을 할 방침이다.동해안에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고 소나무와 해송 등이 그동안 풍치림으로 관광자원 역할을 해온만큼 주요 도로변과 관광지에 큰나무를 우선 심는 등 나무 복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일부 학계에서는 인공적인 조림보다는 자연 복원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숲이 사라지면 그동안 발아하지 못했던 종자들이싹을 틔워 새로운 숲을 형성하는 만큼 자연 그대로의 복원이바람직하다는주장이다.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땅속의 씨앗들이 훼손되고 인공으로 조림한 나무는 활착율이 떨어져 숲의 복구에 지장만 줄뿐이라는것이다.

강원대 정연숙(鄭蓮淑·42·생명공학) 교수는 “88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엄청난 산불 이후 ‘자연 그대로’ 복구 방식을 채택한 뒤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며 “인위적인 조림이 오히려 자연적 복구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 조림을 할 경우 수종에 대해서도 논란이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영동지역 산림이 소나무 등 수분 함유량이 적은 침엽수 위주여서 화약고 역할을 했다며 침엽수의 비중을 60%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임업전문가들은 침엽수가 활엽수 군락으로 천이되기까지 수백년이 소요되는 자연의 법칙을 무시한 채 석회암 등으로 이뤄진 척박한 땅에 강제로 활엽수를 심으려 한다면 엄청난 돈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반박한다.

강원대 김지홍(金知洪·50·산림경영학) 교수는 “일률적인 조림이나 ‘자연 그대로’의 방치보다는 토양과 나무의 불탄 정도 등을 정밀조사한 뒤 다양한 계획을 세워 종합적인 산림 복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2000-04-1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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