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현의 취재수첩] ‘밖’에서 더 부끄러운 지역감정

[양승현의 취재수첩] ‘밖’에서 더 부끄러운 지역감정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2000-03-07 00:00
수정 2000-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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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40만의 이탈리아 제2의 도시 밀라노.대구·경북지역을 세계 굴지의 섬유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하려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발표된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도시다.이곳에는 지난 4일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을비롯한 관계자와 지역 섬유산업 관련기관 및 단체 대표 10명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미리 와 활동중이다.

이들에게 김 대통령의 밀라노 방문은 천군만마(千軍萬馬)였다.

김 대통령은 5일 밀라노시가 속해있는 롬바르디아주 경제인연합회 연설에서 “양국 수교 116년 만에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방문하게 됐다”고 말문을 연 뒤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장 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이어 “특별히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며 ‘밀라노 프로젝트’에 대한 이탈리아 기업인들의 관심과 애정을 촉구한 뒤 문 시장을 소개했다.

이번 이탈리아 ‘세일즈 외교’를 마무리하는 자리였다.행사는 밀라노시와대구시의 ‘섬유협력협정’ 체결로 이어졌다.

김 대통령의 세일즈성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경제협력의 상징적 시동으로 10억달러 규모의 대한(對韓)투자설명회가 열렸고,대구-밀라노간 협력간담회와 제6차 한·이탈리아 민간 경제협력위가 뒤를 이었다.

‘이태리 시장’에서 일을 마친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둘러’ 다음 장이 선 프랑스로 향했다.그러나 국내는 총선을 앞두고 ‘영남정권 재창출’‘지역감정 원조론’으로 온통 시끄럽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밀라노의 봄은지역갈등의 핵폭풍 속에 휩쓸려갈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마저 스쳤다.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세일즈 외교가 국내 정쟁으로 빛이 바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00-03-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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