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벤처기업가의 ‘이유’있는 항변

[오늘의 눈] 벤처기업가의 ‘이유’있는 항변

김상연 기자 기자
입력 2000-02-24 00:00
수정 2000-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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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21세기’라는 제목의 TV강의로 유명한 김용옥(金容沃)교수가 며칠 전 그 강의시간에 언론을 향해 독설을 퍼붓는 것을 봤다.일부 기자들이 자신의 강의를 일과성 인기프로 정도로 평가절하한 데 대한 항변이었다.그의말인즉 4개월 가까이 하루 수백만명의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는 현상은 역사적 요청이요,도도한 흐름으로 평가돼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유명 벤처기업가 역시 비슷한 맥락의 항변을 내뱉었다.그는 벤처열풍,특히 코스닥 열기를 일시적 거품현상으로 몰아붙이는 일부의 시각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 벤처기업가는 예를 들어 코스닥기업 새롬기술의 시가총액이 재계 순위 6위와 8위 재벌그룹 계열 11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해서 무조건 비정상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나보고 하나를 선택하라면 재벌그룹 말고 새롬기술을 갖겠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똑같은 10원을 투자했을 때 성장성이 벤처는 100이라면 기존 제조업은 20이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였다.지금 주가는 가치(Value)보다는 성장성(Growth)에 무게를 둬 해석해야 하는데 아직도 기존의 ‘고리타분한’ 평가방식에 얽매여 거품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100% 수긍하지는 않더라도,이제 코스닥에 대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물론 코스닥에는 기업내용도 제대로 모르면서 ‘묻지마 투자’를 일삼는 투기꾼들이 여전히 많고,검증이 제대로 안된 기업들까지 덩달아 폭등하는 것이 사실이다.따라서 언제든 폭락의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벌써 반년 가까이 수많은 투자자들을 폭발적으로 끌어 모으고 있는 시장의 도도한 흐름을 단순히 허상으로만 치부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특히 최근 거래소시장이 침체되자,거의 자동적으로 코스닥 거품론이 도마에 오르는 것은 지극히 비과학적인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한 투자자가 보내온 글에 똑부러지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거래소 주가가 올라가면 안정이고,코스닥이 올라가면거품이라고 그러는데그건 누가 만든 법칙입니까?”김상연 경제과학팀기자 carlos@
2000-02-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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