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어로만 수업하려면

[사설] 영어로만 수업하려면

입력 2000-02-22 00:00
수정 2000-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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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영어 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하겠다는 교육부 방침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교육부의 ‘2000년도 업무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초·중·고영어 수업이 1주일에 1시간은 영어로만 실시된다.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이를 위해 원어민 교사를 대폭 증원하고 영어교사연수를 강화하며 영어교사 임용시험에서 영어 회화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영어 교과서도 생활영어 위주로 개편한다.

외국어 교육은 원어민 교사에 의해 원어로 실시해야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상식이지만 우리 영어 교육은 이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최근 실용영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음에도 학교 영어 교육은 아직도 말하기·듣기보다문법과 독해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따라서 학교 영어 교육이 영어학원보다뒤떨어진다는 비판도 받는다. 영어 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하도록 한다는 교육부 방침은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영어 교육 강화 방안이다.

그러나 효과적인 영어 교육을 위해서는 이 정도 대책으로는 부족하다고 우리는 생각한다.지금까지 우리 영어 교육의 문제점을 전면 재검토하고 그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필요하다면 전담 연구기구를 만들어 영어를 어떻게 잘 하느냐의 방법론을 고민하고 우리 형편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 비영어권 국가로 영어 교육에 성공한 네덜란드나 중국의 경우를 참고해볼 만하다.

우선 검토해보아야 하는 것이 유능한 영어교사 확보 방안이다.교육부 계획대로 원어민 교사의 대폭 증원과 교사 연수가 시급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는교육대학과 사범대학 등 교사 양성기관의 영어 교육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초·중·고등학교 영어교사를 길러내는 이곳의 교과 과정이 일반대학 영어영문학과와 거의 같고 영어 교육 전공 교수도 드문 현실에서 제대로된 영어교사가 양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초등학교에서의 영어 교육이 시작된지 4년이 됐음에도 교사 양성기관의 영어 교육은 낡은 교육시스템 아래 있는것이다.

현재 1주일에 2시간씩 배정된 초등 영어 교육시간도 최소한 3시간으로 확대하고 영어 전담교사를 늘려 생활영어는 소그룹 단위로 지도하도록 하고 학년별 수준에 맞는 다양한 학습교재 개발과 시청각 교육시설도 확보해야 한다.

많은 예산이 필요한 일이지만 단계적으로 꾸준히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초등학교부터 모든 과정을 영어로 수업하는 특별 영어학교의 설립도 고려해볼 만하다.아울러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영어학원 수강을 금지하는 비현실적인 조치를 개선해야 함은 물론이다.
2000-02-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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