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법, 국민이 납득해야

[사설] 선거법, 국민이 납득해야

입력 2000-01-18 00:00
수정 2000-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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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합의한 선거법안이 전면적인 재검토를 피할 수 없게 될 것 같다.선거법을 비롯한 정치개혁관련 법안들이 개혁은 커녕 ‘개악된’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의 거센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7일 선거법안이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욕구를 외면했다”며 문제가 있는 내용에 대한 전면 재협상을 여당 수뇌부에 강력히 지시했기 때문이다.김대통령은 선거법안 내용중 여론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치변화,정당의 지역성 해소,그리고 공명선거라는 ‘3대 원칙의 실종’을 재협상 이유로 지적했다.

굳이 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정치권의 담합이 만들어낸 선거법안은 여야의 당리당략에 따른 ‘나눠 먹기’와 현역의원들의 ‘밥그릇 지키기’의극(極)을 이루고 있다는 게 일반 국민들의 판단이다.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극복하느라 사회 각부문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했음에도 정치권은 의원정수를 줄이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뒤집고 의원정수299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인가.게다가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온갖 편법을 총동원해서 ‘게리맨더링’을 통해 지역구 의원을 5명 늘리고 그 대신 비례대표를 5명 줄였다.국정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새로운 세기를 맞아 사회 각 부문의 전문가가 더 많이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마저 외면했다.뿐만 아니다.1인2표제를 채택하긴 했으나 권역별이 아니라 전국단위에 적용함으로써 당초 이 제도가 목표로 했던 정당의 지역성 해소를 무색하게 만들었다.여성 비례대표 30% 할당 배려도 없던 일로하고 말았다.선거구 인구 상하한선 ‘조작’은 표의 등가성에 관한 위헌소지를 안게 만들었다.도·농 통합시의 예외 인정은 또 무슨 소리인가.김대통령도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현행 선거법 87조의 폐지를 여당 수뇌부에 지시했지만,이 조항은 선거운동과 관련해 노조와 여타 사회단체의 형평성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폐지돼야 마땅하다.중앙선관위도 이를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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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1-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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