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용퇴’요구 파문 확산

‘교황 용퇴’요구 파문 확산

입력 2000-01-11 00:00
수정 2000-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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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가 로마 가톨릭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인 카를 레만 주교가 교황은 건강상의 이유로 용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게 시발점이다.교황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냐 아니면 교황직을 더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후계자’를 위해 교황이 결단을내려야 한다는 고언이냐를 두고 그해석도 분분하다.

10일 BBC와 AP통신에 따르면 레만 주교는 9일 독일의 한 라디오 방송과의회견에서 교황은 건강을 이유로 교황직에서 용퇴할 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엄격한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가톨릭계에선 교황의 사퇴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모반’으로 간주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발언의 ‘폭발력’은 대단히 클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은 곧바로 이탈리아 가톨릭계의 반발을 샀으나 바티칸 당국은 표면적으로는 그의 발언자체가 분명하지 않은 만큼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BBC에 따르면 한 통신은 레만주교가 교황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할 지를결심해야 하며 그럴 용기와 힘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진심으로’교황의 건강을 염려한 발언으로 해석되고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79세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파킨슨 병과 연관된 떨림증세를 앓고있으며 지난 94년 수술뒤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공개석상에서 바퀴 달린 카트를 사용할 정도로 기력이 쇠한 상태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대다수 언론들은 레만 주교가 교황의 사퇴를 실질적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하고 있다.독일 가톨릭계가 낙태문제 등을 두고 로마 가톨릭과 노선을 달리 해온 전력이 있어 이같은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어 바티칸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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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기자 pnb@
2000-0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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