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하철노조의 ‘무파업선언’

[사설] 지하철노조의 ‘무파업선언’

입력 2000-01-06 00:00
수정 2000-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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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노조의 ‘무파업 선언’은 새천년을 맞아 우리 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중대한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노사불안이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대표적인강성노조의 하나로 꼽히는 서울 지하철노조가 무파업을 선언했다는 사실은경제회복은 물론 노사안정에 대한 자신과 기대를 더욱 굳게 해주는 반가운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지하철노조의 배일도(裵一道)위원장은 ‘앞으로 파업을 전제로 한 벼랑끝 협상방식은 지양하고 성실타협의 원칙으로 모든 노사문제를 대화로 풀어 나가겠다’고 밝혔다.배위원장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민주노총의 강경일변도 투쟁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서울지하철 노사는지난 연말,오는 2001년까지 1,621명의 직원을 감축하고 현재의 4조3교대제근무형태를 3조2교대제로 바꾸는 대신 임금을 도시철도공사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안에 합의했다.단체협상에서 노조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운행시간을 새벽 2시까지 늦추자는제안을 하기도 했다.구조조정을 반대하고 근무시간 단축을 주장하던 지금까지의 노조입장으로는 생각할 수없는 일로,더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하는 용기있는 결단이라 하겠다.

서울 지하철노조의 무파업선언은 단체협약안에 대한 조합원의 찬반투표를거쳐야하는 절차가 남아있다.강경투쟁을 주장하는 반대의견도 있겠지만 대다수 조합원이 앞을 내다보는 산업평화 지향의 집행부 결정에 동조할 것으로기대한다.그동안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되풀이해온 파업으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고 숱한 조합원들이 희생된 것에 비해 서울지하철과 조합원이 얻은 것은무엇이었던가를 냉철히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하루빨리 경제가 회복되어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이다.그동안의 노력으로 다행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제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있다.그러나 노사불안이 경제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심히 우려되고 있으며 노사갈등의 조짐은 벌써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경제회복을어렵게 만들고대외신인도를 떨어뜨릴 것이 분명한 노사간의 극한대립이나 파업투쟁은 국민들의 바라는 바가 아니며 호응을 받을 수도 없다.기업이나 근로자들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노사관계도 이제는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력의 새로운문화로 바뀌어야 할 때이다.노와 사가 함께 살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기도 하다.이런 점에서 서울 지하철노조의 무파업선언이 더욱 값지고 돋보인다.

2000-01-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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