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 신춘문예 당선작] 시-건봉사 불이문

[대한매일 신춘문예 당선작] 시-건봉사 불이문

이덕완 기자 기자
입력 2000-01-03 00:00
수정 2000-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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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봉사 불이문 두 개인 듯 하나로 보이는 구름 한 조각금강산과 향로봉에 걸쳐있다나는 아내와 함께 건봉사 불이문에 들어선다부처님 치아사리 모신 적멸보궁(寂滅寶宮)에는불상이 없고계곡 건너 금강산 대웅전엔부처가 환하다만해(卍海)의 뜨거운 발자국이 보일 듯돌다리를 경계로금강산과 향로봉이 포개진다같고 다름이 하나인데이 곳에는 모두가 둘이라니민통선 철조망이 반세기동안녹슨 풀섶에서 가람을 두르고 있다반야심경(般若心經) 독경 소리가 풀향기에 섞인다깨진 기왓장에 뒹구는 낡은 이념들초병들의 군홧발 자국 절마당에 가득한데목백일홍나무에서 떨어지는자미꽃의 핏빛 절규는나무아미타불탑 위의 돌봉황에 실려북으로 가는가,갔는가적멸보궁 터진 벽 뒤로 날아가는하얀 미소를 보며,아내와 난보살님이 준 콩인절미를반으로 나누어 먹는다 이덕완

2000-01-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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