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대되는 러시아의 앞날

[사설] 기대되는 러시아의 앞날

입력 2000-01-03 00:00
수정 2000-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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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현대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31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하고 대통령권한대행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지명했다.

레닌이 러시아에 사회주의 혁명을 성취했다면 옐친은 러시아에 민주주의 혁명을 이룩한 인물로 역사는 기록하게 될지도 모른다.그런 옐친의 퇴장이 러시아 민주주의의 후퇴보다 민주주의 발전의 또다른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러시아의 또다른 행운일지도 모른다.

옐친은 31일 국영TV를 통한 사임방송에서 건강 때문에 물러나기로 결심했으며 러시아가 당면한 과제들은 보다 새로운 세대가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지적했듯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991년 쿠데타군의 탱크 위에 올라서서 쿠데타의 부당성을 외치고,보수파 의회를 강제해산하는 강인한 모습과는 달리 그는 최근 자주 대중 앞에서 몸 가누기가 힘겨운 모습을 보여왔다.

옐친 대통령의 사퇴로 러시아 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게 됐다.그렇지만 이로 인해 러시아가 혼란에 빠지진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유력하다.옐친의퇴진은 후계자 푸틴 대행이 유리한 고지에서 대선(大選)에 임하도록 유리한시점을 골라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푸틴 대행은 국민들로부터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군부의 신임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러시아 경제가 한때의 극심한 혼란을 극복하고 안정기반을 다지고 있으며 최근 유가상승으로재정상태도 어느때보다 좋다.

무엇보다 러시아 국민들은 여러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같은 공산주의 체제로의 복귀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이 점이 러시아 민주주의의 앞날을 밝게 해주는 가장 큰 힘이다.러시아인들은 슬라브민족의 옛 영광을 되찾으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크렘린 분석가들은 푸틴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고 개혁세력 및 친크렘린 정당 비율이 안정선에 이르고있어 이변이 없는 한 오는 3월 푸틴 정권의 탄생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행은 1일 방송된 새해 대통령 연설에서 러시아는 민주주의와 개혁의길을 선택했으며 러시아는 그 길을 결코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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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1-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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