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자고 그렇게 아우성을 쳤는데 이게 무슨 짓입니까.”SBS 주말극장 ‘파도’(김정수 극본,김한영 연출)가 대단한 시청자 사랑을뒤로 한 채 막을 내리는 26일,시청자들이 터트릴 법한 분통이다.
PC통신이 구명운동을 벌인 영준 엄마(김영애)를 죽이는 것도 모자라 그의 임종을 지켜보며 울부짖던 윤사장(이정길)이 평소 가족에게는 숨기고 몰래 복용해온 심장약을 먹지 않아 ‘영원한 사랑’의 약속을 실천한 것.그는 영준엄마의 요양을 핑계로 강원도 용평의 별장을 부러 찾아 둘의 행복한 죽음을준비해왔다.
“약속할게,당신 혼자 안 보낸다.거기가 어디든 이제 무서워하지 마.내가 같이 있어줄게,같이 가줄게.”김PD는 “20세기를 보내며 사랑의 순애보 하나는 남기고 싶었다”며 “드라마를 연출해오며 늘 갖고 있던 꿈이었다”고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영준 엄마의 삶을 살아온 김영애는 자신도 실핏줄이 터지고 실신하는 등 ‘파도’에 멀미를 앓아왔다.‘청춘의 덫’등 여러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이정길과 함께 중장년에 새롭게 다가온 사랑을그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는 말도 했다.
엄마는 죽음을 앞두고 영준에게 “내 평생 제일 좋았던 하루를 꼽으라고 하면 우리 영준이 낳던 날”이라며 화해한다.뚝뚝 끊어질 듯 의미와 느낌을 내재한 대사들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탄탄한 극본과 연륜이 묻어나는 연출,연기자들의 일치된 호흡이 있었기에 당초 내세운 ‘사람 냄새가 나는’드라마를 완결지을 수 있었고 그 냄새는 시청자들이 곧바로 맡았다.
지난 4월 방영 초기 양대 방송사의 9시 뉴스 프로그램의 절반에 머무르던 시청률이 영준과 윤숙(이영애)의 결혼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진 7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영준엄마-윤사장-영준의 갈등이 절정에 이른 10월 어깨를 나란히했고 급기야 12월 중순부터는 두 뉴스를 합친 시청률을 앞지르는 ‘전무후무할’기록을 올렸다.
21일 강원도 횡계에서 촬영한 마지막 장면.눈보라 이는 설원에서 두 사람은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얼굴로 이승을 돌아본다.
임병선기자 bsnim@
PC통신이 구명운동을 벌인 영준 엄마(김영애)를 죽이는 것도 모자라 그의 임종을 지켜보며 울부짖던 윤사장(이정길)이 평소 가족에게는 숨기고 몰래 복용해온 심장약을 먹지 않아 ‘영원한 사랑’의 약속을 실천한 것.그는 영준엄마의 요양을 핑계로 강원도 용평의 별장을 부러 찾아 둘의 행복한 죽음을준비해왔다.
“약속할게,당신 혼자 안 보낸다.거기가 어디든 이제 무서워하지 마.내가 같이 있어줄게,같이 가줄게.”김PD는 “20세기를 보내며 사랑의 순애보 하나는 남기고 싶었다”며 “드라마를 연출해오며 늘 갖고 있던 꿈이었다”고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영준 엄마의 삶을 살아온 김영애는 자신도 실핏줄이 터지고 실신하는 등 ‘파도’에 멀미를 앓아왔다.‘청춘의 덫’등 여러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이정길과 함께 중장년에 새롭게 다가온 사랑을그릴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는 말도 했다.
엄마는 죽음을 앞두고 영준에게 “내 평생 제일 좋았던 하루를 꼽으라고 하면 우리 영준이 낳던 날”이라며 화해한다.뚝뚝 끊어질 듯 의미와 느낌을 내재한 대사들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탄탄한 극본과 연륜이 묻어나는 연출,연기자들의 일치된 호흡이 있었기에 당초 내세운 ‘사람 냄새가 나는’드라마를 완결지을 수 있었고 그 냄새는 시청자들이 곧바로 맡았다.
지난 4월 방영 초기 양대 방송사의 9시 뉴스 프로그램의 절반에 머무르던 시청률이 영준과 윤숙(이영애)의 결혼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진 7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영준엄마-윤사장-영준의 갈등이 절정에 이른 10월 어깨를 나란히했고 급기야 12월 중순부터는 두 뉴스를 합친 시청률을 앞지르는 ‘전무후무할’기록을 올렸다.
21일 강원도 횡계에서 촬영한 마지막 장면.눈보라 이는 설원에서 두 사람은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얼굴로 이승을 돌아본다.
임병선기자 bsnim@
1999-12-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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