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웅 칼럼] 신당은 김대통령 책임으로

[김삼웅 칼럼] 신당은 김대통령 책임으로

김삼웅 기자 기자
입력 1999-12-14 00:00
수정 1999-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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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이른바 ‘퇴진론’에 시달려 왔다.박정희 정권은 아예 ‘제거론’을 실천에 옮겨서 71년의 자동차 사고를 빙자한 살해기도에 이어 73년에는 도쿄납치 살해미수 사건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제거’가 안되자 전두환 정권은‘사법살인’을 기도하면서 군사법정을 통해 사형을 선고하였다.국내외 여론에 밀려 ‘집행’이 불가능해지면서부터 이른바 여론을 통한 ‘퇴진론’으로 선회하였다.

DJ를 정계에서 제거하려는 부단한 움직임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났다.해외추방,투옥·가택연금,공민권 제한 등 실정법과 물리력을 동원하는 방법과 지식인·언론인을 통해 퇴진론을 펴 정계에서 추방하고자 들었다.이런 음모는상당기간 유효했다.

‘퇴진론’의 경우 DJ에게만 한정시키면 속보이는 까닭에 경우에 따라서는YS를,또 다른 경우에는 JP를 묶어서 양김 또는 3김청산론을 펴왔다.군사정권과 그 후계세력 또는 그들과 유착관계를 맺어온 언론·지식인들이 자신들의기득권 유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인식돼온 DJ의 집권을 한사코 막고자 제거론과 퇴진론을 되풀이해온 것이다.최근에는 이미 퇴진한 YS까지 묶어서 3김퇴진론을 펴는 웃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같은 ‘제거’음모에서도 DJ는집권에 성공했고 6·25전쟁 이래 최대국난이라 불리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가경제를 다시 회복시켰다.

39억달러로 곤두박질 친 외환보유고를 1년반 동안에 70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마이너스 5.8%이던 성장률을 9% 수준으로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가·금리·환율·수출 등 모든 면에서 성공적인 경제관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정치와 인사관리의 난맥이라 하겠다.엄격한 검증이 없이 요직에앉힌 일부 구시대 인물들의 관행적 부패와 타락,권력을 즐기는 무사안일,그리고 개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은 거대 야당과 공동여당의 갈등과 정치력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오늘의 국정난맥을 가져왔다.

마침내 국정난맥과 구시대 정치의 관행을 단절시키고 21세기 뉴 밀레니엄일류국가를 지향하고자 신당 창당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기존 정치권의 부패와 정쟁에시달려온 국민들은 정치권의 개혁과 변화를 기대한다.바뀌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당 창당과 관련하여 어김없이 DJ 2선 후퇴론이 전개된다.정치도의상 있기어려운 야당 총재가 성냥불을 켜고 일부 언론, 지식인 그리고 국민회의 인사들도 합세한다.물론 반DJ측과 친DJ측의 2선 후퇴론의 목적과 배경은 다르다.

친DJ측은 전국정당화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건다.상당한 설득력에도 불구하고 자칫 명분과 실리를 다 잃게 될지 모른다.1선이든 2선이든 신당은 DJ가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목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일이다.그런데 ‘아닌 것처럼’위장해야 한다는 것은 신당의 목적과 명분에 걸맞지 않다.또한 정당정치 구조에서 대통령이 집권당을 이끌지 못하면 책임정치는 물론 그 정당은 여당도 야당도 못되는 반신불수의 기형이다.그같은 기형적인 정당체제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며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겠는가.특히 지역주의 주술에 빠진 사람과 이를 선동하는 세력이 있는 상황에서는 DJ가일선에 서든 2선에 서든 마찬가지효과일 뿐이다.그렇다면 당당하게 전면에나서 2년의 업적을 평가받고 개혁의 중심에 서는 것이 떳떳하다.지난 92년 DJ가 떠난 민주당이 9인9색의 오합지중으로 무질서와 파벌싸움을 벌일 때 언론과 국민이 얼마나 지탄했던가를 돌이켜봐야 한다.더구나 지금은 집권당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위기와 기회의 과도기적 상황이고,여러가지 정치·사회적인 불안과 도전이 도사린 처지에서 향후 3년의 국정은 DJ 책임하에 이끌어가야 한다.이는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책무이고 권리다.대통령책임제의 한국적 정치 풍토에서 임기말의 대선관리라면 몰라도 임기 중반기에 대통령이 집권당을 이끌지 못한다면 레임덕 현상은 물론 정치혼란을 불러올 것은 불을보듯 뻔하다.DJ 2선 후퇴론이 음습한 제거론의 속편이든,그를 위한다는 ‘송양지인(宋襄之仁)’의 정신이든 결코 용납되기 어렵다.DJ 책임하에 심판(현재)과 평가(후일)를 받아야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1999-12-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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