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지나친 환대에 무색해진 국제경기

[현장] 지나친 환대에 무색해진 국제경기

이정규 기자 기자
입력 1999-11-27 00:00
수정 1999-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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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공(過恭)은 비례(非禮)라고 했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몇차례 국제대회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김모씨(50·창원시 대방동)는 ‘F-3코리아 그랑프리대회’를 주관하는 경남도가 대회에 참가한 선수·임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초 예상을 빗나간 광고 유치 부진과 2배 가까이 불어난 경주장 건설비로적자 대회가 뻔한 줄 알면서 매일 선수단을 특급 호텔과 유명 관광지로 초청,호화판 오찬과 만찬을 베풀고 있다는 것이다.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대회조직위원회가 행사 진행을 돕기 위해 동원한 ‘레이싱 걸’에게 외국선수들과춤추게 하고 술을 따르게 했다.

도는 자동차 관련산업을 육성시킨다는 취지로 이번 대회를 유치했다.이를기계공업도시인 창원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호기로 삼고 갖가지 계획도 세웠다.그중 한가지가 선수단의 환영연에서 송별연에 이르는 오찬과 만찬 및위안행사.

도는 이번 대회를 전후해 도지사를 비롯한 기관단체장들의 주관으로 모두 7차례의 오찬과 만찬행사를 열고,‘선수 위안의 밤’과‘출연진 댄스페스티벌’을 두 차례 가질 계획이다.

지난 23일 선수단이 도착하자 도지사는 도청 도민홀에서 선수·임원 환영만찬을 베풀었다.식사는 인터내셔널호텔에서 날라온 양정식이었다.24일에는 창원호텔에서 ‘선수 위안의 밤’이 열렸으며,25일에도 도의회 의장과 행정부지사,농협 경남본부장 등이 주관하는 환영만찬을 했다.

대회가 시작된 26일 도교육감과 경남경찰청장,경남은행장 주관으로 국내선수와 진행요원에게 저녁 식사대접을 했으며,이어 27일에는 인기 연예인 등이 참가하는 호화 전야제가 호텔에서 열린다.그리고 28일에도 대규모 오찬행사와 송별파티가 계획돼 있다.

이밖에 26일 ‘도지사와 함께하는 선수 위안의 밤’이 열렸으며,‘출연진댄스페스티벌’은 28일 열린다.

김씨는 “대회가 열리면서 겪는 교통체증과 소음 고통 등은 참을 수 있지만외국선수들을 불러와 지나치게 환대하고,우리 딸들이 그들에게 헤픈 웃음을흘리며 술을 따르는 것을 보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도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면서 자존심마저 버린 데 대해 대회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참가 선수들에게 창원시와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필요한 행사”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구겨진 도민들의 정서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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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규 전국팀기자 jeong@
1999-11-2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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