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명퇴바람 거세다

국세청 명퇴바람 거세다

입력 1999-11-26 00:00
수정 1999-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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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에 돌연 명예퇴직 바람이 일고 있다.

25일 국세청이 행정자치부에 승인을 요청한 4분기 명예퇴직 신청자는 모두562명으로,1분기 123명,2분기 125명,3분기 27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국세청전체직원 1만7,000여명의 5%가 올해 국세청을 빠져나가는 셈이 된다.지난해의 696명보다 20%나 늘어난 규모다.이에 따라 ‘국세행정에 공백이 생길 판’이라는 우려와 함께 때아닌 이 ‘엑소더스’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퇴 러시의 심각성은 특히 신청자 대부분이 20년 이상 근속한 5·6급 이하하위직 공무원들이라는 데 있다. 국세청의 손발이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더구나 업무차질을 우려한 간부들이 애써 명퇴를 만류한 결과가 이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이 더한 실정이다.

국세청의 명퇴바람은 우선 ‘내년부터 명예퇴직제도가 없어진다’는 소문때문이다.행자부는 “근거없다”고 일축해 왔지만 이 뜬소문은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지난 9월 단행된 조직개편이 진짜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지역별 담당제가 폐지되면서 한 지역의 신고와 조사를 전담하는 데 따른‘재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국세청은 세무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으로 세목별로 분류하던 직제를 기능별로 바꿨다.세무공무원 개인의 재량권이 그만큼 줄었다.

세무사자격시험제도가 2002년부터 바뀌는 점도 명퇴배경으로 지적된다.국회에 제출된 세무사법 개정안은 세무공무원들의 세무사시험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때문에 장기근속자들 사이에 “차라리 좀더 젊을 때 퇴직,시험공부에 나서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국세청의 명퇴러시는 그만큼 세무공무원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반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명정대한 국세행정을 위한 개혁은 지속돼야 한다”며“다만 오랜 경력의 전문인력이 무더기로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세무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1999-11-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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