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탐험] 소방공무원(4)

[공직탐험] 소방공무원(4)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1999-11-18 00:00
수정 1999-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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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장·경찰서장·구청장이 만나서 식사하면 구청장·경찰서장·소방서장 순으로 밥값을 계산한다고 한다.

소방예산이 빈약함을 빗댄 말이다.

소방의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지난 9일 열린 37회 소방의 날 기념식장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본 5분짜리 영상물은 소방직원들이 발로 뛰어 만든 것으로 5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반면 한달여 앞서 열렸던 경찰의 날 기념식장에서 김대통령이 본 영상물은8,000여만원을 들여 외부제작한 4분짜리 영상물이었다고 한다.

기실 대다수 소방공무원들은 스스로는 묵묵히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대형 화재참사와 관련한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소방공무원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

물론 몰염치한 소방인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화재 진압 도중 순직한 부하 소방관 앞으로 들어온 조의금을 가로채는 서장이 있었는가 하면 그 해 7월에는 22만여 소방인의 최고 총수였던 사람과 전·현직 소방본부장 등 모두 20명의 소방인이 소방차량 제조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는 사건에 연루돼,10명의 고위간부들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기까지 했다.

소방자동차 등 특수차량 구매 방식이 수의계약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소방에서 장비구매를 담당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집 한 채 못사면 바보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았을 정도였다.

행자부는 이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꾸고 고가사다리차 등 소방차량 선정권한을 소방본부장에게 부여한 현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소방점검과 관련된 뇌물수수 관행과 전관 예우 등도 오랜 악습으로 지적되곤 한다.서울시가 지난해 12월4일 소방분야 민원담당 공무원 26명을 순환발령한 것을 시작으로 소방직에 대해서도 2년 이상 근무한 민원담당 공무원들을 순환 전보시키기로 한 것도 부조리 차단 때문이었다.

현행 공직자 윤리법에서도 이같은 부조리 개연성은 엿보인다.이 법에 따르면 소방공무원들은 소방장 이상이면 모두 재산등록을 해야한다.소방장 이상은 전체 소방공무원 22만여명의 25%나 된다.반면 일반행정직공무원은 4급이상을 등록대상으로 하고 있다.정부에서조차 소방공무원의 비리 개연성을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들로부터 만능해결사로 호평받고 있는 소방의 이미지를 유지하려면 이같은 부조리를 스스로 척결해야 한다.예산지원도 필요하지만 소방인들의 도덕재무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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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기자eagleduo@
1999-11-1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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