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9·10일 창사특집 다큐‘한국의 박쥐’

SBS 9·10일 창사특집 다큐‘한국의 박쥐’

입력 1999-11-08 00:00
수정 1999-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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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매달려 살아가고,낮에는 잠적했다가 밤에만 활동하고,포유류 가운데유독 하늘을 날고,일부의 경우 피를 빨고….

빛보다는 어둠 쪽으로 기운 이런 이단자적 특성 때문에 박쥐는 흔히 우리 상상계 속에서 사악하고 흉물스런 존재로 그려지곤 한다.하지만 20g도 채 나가지 않는 박쥐가 표정이 풍부한 개구쟁이인데다 해충을 먹고사는 존재임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SBS-TV 창사특집 2부작 자연다큐멘터리 ‘한국의 박쥐’(9,10일 각각 하오 10시55분)는 인간위주 사고의 편견을 벗겨내고 박쥐를 자연계의 정당한 자리로 복권시키려는 박쥐 생태 리포트다.

박쥐에 대한 풍문만 그림자처럼 쌓이는 건 검은 동굴속에 꽁꽁 숨어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은자’ 특유의 습성 때문.제작진은 그들을 뒤쫓아 전국 120여개 자연동굴,폐광 등을 9개월여 뒤진 끝에 현재 한국에 남아있다고보고된 박쥐 24종 가운데 17종을 카메라에 담아냈다.레이저·내시경·체온감지 등 특수카메라를 총동원,토끼박쥐,평남졸망박쥐 등 희귀종과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한 붉은박쥐 등도 포착했다.

1부 ‘어둠에 매혹된 영혼들’(9일)은 박쥐들의 1년살이를 추적,그 생태와습성을 소개한다.조금이라도 체온을 아끼려 수십마리씩 몸 맞대고 5개월간동면중인 관박쥐들,교미후 만들어지는 자연 정조대 질정,캄캄한 곳에서 먹이사냥길을 인도하는 초음파,큰발윗수염박쥐·흰배윗수염박쥐 등의 신비로운출산과 양육과정이 펼쳐진다.기를 쓰고 품으로 파고드는 새끼박쥐를 떼어놓고 먹이사냥을 나갔다 와선 고만고만한 수십마리 틈에서 반드시 자기자식을찾아내 챙기는 모습은 인간사의 반면교사감.웬일인지 돌아오지 않는 어미를기다리다 5일만에 죽음을 맞은 새끼박쥐는 모두를 숙연케 하며 출산 한 달만에 어미품을 떠나 첫 비상하게 된 새끼들의 술렁임은 영화 라이온 킹 못잖은 감흥을 안겨준다.

2부 ‘박쥐의 생명전선’(10일)에선 박쥐를 위협하는 환경요인을 점검해 본다.한때 박쥐의 최대 천적은 부엉이·올빼미 등 맹금류였지만 현재는 인간.

동굴천장에 매달린 박쥐들을 송이송이 따다가 한약재상에 팔아 넘겨온 사람들때문에 박쥐들은폐광으로 달아났다가 납중독에 시달리는 등 최대 멸종 위기를 맞고있다.

서유정PD는 “누구라도 폐소공포증에 걸릴듯한 좁은 굴속에 웅크린 고독한이미지와 몸에 붙은 이슬을 떼먹고 사는 맑고 귀여운 습성에 반해 박쥐를 뒤쫓게 됐다”면서 “취재 결과 박쥐의 위기가 학계 보고서 이상으로 심각함을체감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1999-11-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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