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문건 파문] 언론·시민단체 시각

[언론 문건 파문] 언론·시민단체 시각

정운현 기자 기자
입력 1999-11-02 00:00
수정 1999-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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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국회에서 폭로한 중앙일보 문일현 기자의 ‘언론대책문건’을 두고 한나라당은 정부당국이 이 문건대로 ‘언론탄압’을 실행하고 있으며 이 문건이 마치 ‘언론탄압교본’인 양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들은 이 문건이 나오기 1년전부터 이와유사한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문건과 ‘중앙일보사태’는 무관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우선 ‘문건’이 작성돼 권력층으로 전달된 시점.중앙일보 문일현 기자가문제의 ‘문건’을 작성해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 진영에 팩스로 전달한 시점은 지난 6월 24일,그리고 국세청이 보광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발표한 것은 이보다 5일 뒤인 6월 29일이다.이 사이에는 5일간의 시차가 난다.세무당국이 일반기업도 아닌 대신문사의 세무조사를 결정,발표하면서 겨우 5일만에이같은 중대결정을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시기적으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문건’이 작성돼 전달된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이뤄졌다고는 하나 이 ‘문건’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강조하기에는 무리가있다는 주장이다.

두번째는 ‘문건’의 내용.문 기자가 작성한 ‘문건’의 내용은 한국 신문계가 안고있는 제반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이는 이미 지난해초부터 언론계 안팎에서 거론된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언론사들의 탈세·누세·부당내부거래 등 불법·탈법행위를 비롯해 언론사주의 개인비리,그리고 선거보도 관련 편파보도,언론시장의 독과점 현상의 폐해 등이 기자협회·언노련·민언련·언개련 등이 주최한 세미나·토론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것.

특히 한국언론의 폐해의 뿌리가 족벌·재벌언론에 기인한다는 주장과 관련하여 정간법 개정을 통한 소유구조 개선,경영·편집권의 분리,정기적인 세무조사를 통한 언론기업의 투명성 제고 등이 사회 각계에서 줄기차게 거론돼왔다.

이같은 ‘언론개혁’의 목소리는 90년대 들어 전반적인 사회개혁 분위기 속에서 증폭돼 왔으며 96년 조선-중앙간의 신문전쟁,98년초 문화일보와 경향신문이 현대그룹과 한화그룹에서 각각 분리됐을 때 언론계의 빅이슈로 제기됐다.

97년 대선 직후 일부 신문의 특정 후보 ‘편들기 보도’가 문제가 된 이후언론개혁의 목소리는 언론·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층 높아져 왔다.지난해 8월 발족된 대표적 언론시민단체인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련)는 창립기념 토론회 주제를 ‘신문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로 설정,‘국민의 정부’ 초창기부터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토론회에서 언개련은 소유구조 개선,편집권독립 법제화,신문공판제와 ABC제도 정착 등을 신문개혁의 골자로 제기하였으며 11월에는 방송법,정간법 개정안 등 언론개혁 6개 입법청원을 한 바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1999-11-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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