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역장 어떤 공직이든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꽃’으로 불리는 직책이 있기 마련이다.흔히들 ‘철도공무원의 꽃’은 역장이라고 한다.그러나 화려한 위상을자랑하는 다른 ‘꽃’과는 달리 역장은 권세도 명예도 없이 음지에서 묵묵히일하는 우리의 이웃에 불과하다. 이러한 측면은 특히 지방 중소도시 역장에게서 확연히 드러난다.그들의 애환을 담아본다.
우리나라 전체 철도역 420개 가운데 중소도시에 있는 간이역은 331개.6급이역장을 하기 때문에 흔히 ‘6급역’으로 불린다.전체 직원은 역장을 포함해4∼8명이나 4명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러나 2교대로 24시간씩 근무하기 때문에 실제 근무인원은 2∼4명에 불과하다.따라서 역장의 업무영역이 따로 있을수 없다.전반적인 역관리와 열차운행 조작은 물론 플랫폼에 나가 열차 정·발차를 지시하고 승객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도 역장의 몫이다.아무리 열차운행시스템이 첨단화됐어도 열차는역장이 파란 깃발을 올려야만 비로소 출발할수 있다.철도사고는 조그만 방심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역장은 항상 긴장속에서 살아간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일신2리 구둔역(중앙선) 이기주(李基炷·41)역장은“운전원이 수면을 취하는 새벽 2시부터 6시까지는 혼자서 모든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압박감을 받는다”고 말했다.사람이 없으므로 역내 청소까지 역장이 직접하곤 한다.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 고지대 역의 역장들은겨울철이 되면 걱정이 앞선다.직원 1명과 함께 광활한 역구내의 눈을 치우려면 반나절 이상씩 걸리기 때문이다.
지난 97년까지는 역장이 주로 50대였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평균연령이낮아져 지금은 40대가 주를 이룬다.9급부터 시작해 6급역 역장이 되기까지는 20∼25년이 걸리며 철도대학을 나온 경우는 8급부터 시작하기에 이보다 3∼4년 빠르다.보통 한 역에서 2∼3년 근무하다 다른 역으로 옮기기 때문에 역장이 되기까지 7∼10개 역을 거친다.‘이삿짐 싸는 횟수가 군인 못지 않다’는 얘기가 여기에서 나온다.일반적으로 6급으로 승진하면 큰 역의 여객계장·수송계장 등을 거친 뒤 간이역 역장으로 나간다.
열차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던 시절 철도공무원이라면 보지도 않고 딸을 줬다는 얘기는 ‘전설’이 되어버린지 오래지만 지방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역장들은 긍지를 갖고 일한다.초등학교 운동회라도 열릴라 치면 초청돼 면장·지서장 등과 어깨를 견주는 ‘작은 기관장’인 것이다.
김학준기자 kimhj@
우리나라 전체 철도역 420개 가운데 중소도시에 있는 간이역은 331개.6급이역장을 하기 때문에 흔히 ‘6급역’으로 불린다.전체 직원은 역장을 포함해4∼8명이나 4명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러나 2교대로 24시간씩 근무하기 때문에 실제 근무인원은 2∼4명에 불과하다.따라서 역장의 업무영역이 따로 있을수 없다.전반적인 역관리와 열차운행 조작은 물론 플랫폼에 나가 열차 정·발차를 지시하고 승객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도 역장의 몫이다.아무리 열차운행시스템이 첨단화됐어도 열차는역장이 파란 깃발을 올려야만 비로소 출발할수 있다.철도사고는 조그만 방심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역장은 항상 긴장속에서 살아간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일신2리 구둔역(중앙선) 이기주(李基炷·41)역장은“운전원이 수면을 취하는 새벽 2시부터 6시까지는 혼자서 모든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압박감을 받는다”고 말했다.사람이 없으므로 역내 청소까지 역장이 직접하곤 한다.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 고지대 역의 역장들은겨울철이 되면 걱정이 앞선다.직원 1명과 함께 광활한 역구내의 눈을 치우려면 반나절 이상씩 걸리기 때문이다.
지난 97년까지는 역장이 주로 50대였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평균연령이낮아져 지금은 40대가 주를 이룬다.9급부터 시작해 6급역 역장이 되기까지는 20∼25년이 걸리며 철도대학을 나온 경우는 8급부터 시작하기에 이보다 3∼4년 빠르다.보통 한 역에서 2∼3년 근무하다 다른 역으로 옮기기 때문에 역장이 되기까지 7∼10개 역을 거친다.‘이삿짐 싸는 횟수가 군인 못지 않다’는 얘기가 여기에서 나온다.일반적으로 6급으로 승진하면 큰 역의 여객계장·수송계장 등을 거친 뒤 간이역 역장으로 나간다.
열차가 유일한 교통수단이던 시절 철도공무원이라면 보지도 않고 딸을 줬다는 얘기는 ‘전설’이 되어버린지 오래지만 지방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역장들은 긍지를 갖고 일한다.초등학교 운동회라도 열릴라 치면 초청돼 면장·지서장 등과 어깨를 견주는 ‘작은 기관장’인 것이다.
김학준기자 kimhj@
1999-10-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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