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해체’정부결단력 시험대

‘대우그룹 해체’정부결단력 시험대

입력 1999-08-28 00:00
수정 1999-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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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남정호특파원 한국 정부가 재벌개혁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대우그룹 해체 문제는 정부의 결단력을 시험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고독일의 유력 주간지 디 차이트가 최신호인 25일자에서 보도했다.최근 아시아 경제위기 발발 2주년 특집기사에서 한국 재벌들이 김대통령의 경제개혁에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 디차이트는 발행부수 50만부로 유럽 전역에 널리 배포돼 오피니언 리더들에게읽히는 고급 지성주간지로 알려져 있다.디 차이트에 실린 관련기사를 요약소개한다.

‘대우주’라는 뜻의 대우그룹은 창공의 은하계처럼 이 지상의 거인처럼 막강했다.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거대한 부채성장은 예상하지 못했다.대우의 부채가 실제로 얼마인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르나 약500억달러로 추정된다.이는폴란드와 말레이시아의 전체 해외채무 보다 높은 금액이다.

언제부터인가 대우그룹은 도산되도록 내버려두기에는 너무 커져버렸다.정부는 대우그룹이 어려움에 처할때마다,공적 자금으로 그룹의 위기극복을도왔다.‘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자신의 기업철학처럼 김우중(金宇中)회장은 80년대와 90년대 인도네시아,미얀마,폴란드,인도,루마니아,우즈베크등에서 새로운 자동차 사업을 착수했다.

김 회장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개혁의지를 과소평가한 것이 결국 그룹 해체까지 몰고 온 결정적인 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김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재벌을 개혁하고 중산층 중심으로 경제를바로잡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력한 개혁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대통령과 경제고문단은 정치경제의 최대 목표를 재벌체제 개혁으로 보고 있는데,대우그룹의 해체는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한 결단력을 시험하는 사례로 보여진다.정부의 결단력이 관철된다면,이는 한국경제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이 될 것이다.“현행 재벌구조의 가장 큰 문제는 그룹회장이 황제역할을 하는데 있다”고 한국의 한 경영학자는 지적했다.이제 황제의 퇴위가다가왔다.

jhn@
1999-08-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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