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문관제 제구실 못한다

경찰 청문관제 제구실 못한다

입력 1999-08-20 00:00
수정 1999-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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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민원인의 불편해소와 피의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도입한 청문관(聽聞官)제가 겉돌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전국 277개 경찰서에서 청문관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경찰서 당 민원처리 건수는 10∼30건에 불과하다.

대한매일 취재팀이 지난 18일까지 서울시내 경찰서의 민원처리 건수를 조사한 결과,서대문 10건,청량리 13건,동부 17건,마포 20건,서초 21건,성동 22건,성북 26건,수서 30건 등이었다.경찰서별로 민원처리 건수가 하루 1건에도못미치는 셈이다.

이는 대부분의 민원인들이 이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르는데다 찾아가도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홍보활동도 부족해 경찰서마다 안내 포스터 3∼4장을 붙인 것이 전부다.

청문관을 찾았던 택시기사 서모씨(49·중랑구 면목동)는 “담당 경찰의 편파수사에 항의해 청문관을 찾아갔는데 법규정을 펴놓고 오히려 나를 설득하려고 하더라”면서 “억울하면 서울경찰청에 이의제기를 하라는 말만 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청문관이 경찰관의 비리를 적발해 계고장을 발급하거나 호봉 승급 등에 불이익을 주는 등 징계로 연결된 사례도 거의 없다.반성문인 ‘성실 다짐서’를 쓰게 한 것이 대부분이다.강동경찰서 청문관 고경철(高敬喆) 경정은 “아직 홍보가 덜돼 청문관을 찾는 민원인이 거의 없다”면서 “청문관이 일선서과장급으로 직급이 낮은데다 직원도 3∼4명에 불과해 적절한 감시활동이 힘들다”고 말했다.고경정은 “특히 동료들을 감시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일선 경찰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지난 15일에는 일선 파출소의 한 순경이서울경찰청 이무영(李茂永) 청장에게 편지를 보내 “청문관제도가 시민의 불편해소보다는 경찰 감시제도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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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 장택동 김재천기자 hyun68@
1999-08-2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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