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수재민 괴롭히는 일

[외언내언] 수재민 괴롭히는 일

최상 기자 기자
입력 1999-08-09 00:00
수정 1999-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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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상조(相扶相助)는 우리의 미풍양속이다.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고통은 나눌수록 작아지는 법이다.이런 이치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상부상조일 것이다.이웃이 불행해지면 절대로 내가 행복해질 수 없으므로 이웃의 불행을구제하는 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다.따라서 상부상조는 공동체를 위하고동시에 나를 위하는 생활 지혜이며 그것의 실천이라 할 것이다.

어쨌든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 상부상조다.수재민의 고통은 결코 나와 상관없는 것이 아니다.감동스럽게도 많은 일반 국민들과 군장병 및 공무원 등 자원봉사자들이 수재민의 고통을자신들의 고통으로 느끼고 복구와 구호활동에 땀을 흘리고 있다.이들의 노고로 수재민들이 많은 위로를 받고 있으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고 있음은 더 말할 필요 없다.이들이야 말로 각박한 사회를 살맛나게 해주고 있으며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새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기도 하다.온 국민이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수재의 고통과 상처는 곧 아물 수 있을 것이다.정말이지 어떤 국난(國亂)과재난(災難)이 닥치더라도 무서울 것이 없을 것같다.

그런데 수재민들을 화나게 하며 절망하게 하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들도적지 않아 안타깝다.그 중 한가지 사례는 얼마전 수재민을 돕겠다면서 무슨나들이라도 가듯 화려한 옷차림과 치장을 하고 수재현장에 나타난 경기도청고위공무원 부인네들의 경우다.일부러 고귀하고 행복한 처지를 과시하고 싶어 그랬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모자랐던 것은 분명하다.물정(物情)모르는 사람들이었다.그렇다고 돕겠다고 온 사람들을 무안을 주어 쫓아낸 것이 꼭 잘한 것은아니지만 절망적인 현장의 분위기로 볼때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었다.

안타까운 일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무분별한 레저와 행락 인파 또한 수재민들과 현장에서 땀흘리는 사람들을 화나게 한다.특히 수해지역인 경기북부 일대 골프장을 찾는 고급 승용차행렬과 인파들이 그렇다 한다.왜 안 그렇겠는가.불행을 당한 이웃 옆에서 희희낙낙거려서는 안될 일이다.수해지역 인근 골프장들은 자발적으로 단 며칠씩이라도 휴장조치를 했어야 했다.그것이고통받는수재민들의 이웃으로서,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취해야 할 마땅한도리였다.

줄을 잇고 있는 정치인과 정부고관들의 면피용 겉치레 행차도 마찬가지다.

불요불급한 행차는 삼가야 한다.복구와 구호활동을 방해하는 행차들이 너무잦고 많다.지금은 이런 겉치레가 필요한 시기가 결코 아니다.진정한 미풍양속의 상부상조가 절실한 때인 것이다.



<최상 논설위원>
1999-08-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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