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장애인리프트 ‘겉만 번듯’ 사고 위험

지하철 장애인리프트 ‘겉만 번듯’ 사고 위험

이상록 기자 기자
입력 1999-07-14 00:00
수정 1999-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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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에 설치한 ‘장애인 전용리프트’가 외면당하고 있다.

리프트의 크기가 작고 안전장치도 부실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 장애인에겐무용지물이다.장애인들은 리프트를 이용할 때마다 목숨을 건 곡예를 해야만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저녁 8시3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모씨(31)가 리프트를 이용하다 계단으로 굴러 떨어져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이씨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리프트에 올라 스위치를 조작하다 앞쪽에 설치된안전판이 젖혀지면서 앞으로 떨어졌다.이씨는 “리프트의 길이가 전동스쿠터보다 2㎝정도 짧아 항상 불안하게 리프트를 이용했다”면서 “바퀴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판이 갑자기 앞으로 젖혀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도 장애인 안모씨(32·여)가이용하던 리프트가 ‘덜컹’ 소리를 내며 갑자기 멈춰섰다.얼마후 리프트는다시 움직였지만 한동안 공중에서 공포에 떨었던 안씨는 그 뒤로 다시는 리프트를 타지 않았다.

사고가 빈발하자 서울장애인연맹과 장애인편의시설증진 시민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장애인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지하철 이용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그러나 지하철공사측은 “리프트는 법적 규격에 맞게 설치돼 있다”면서 “지난달 이씨의 사고도 개인적인 실수일 뿐 리프트 고장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서울시내 지하철 역에 설치된 장애인용 리프트는 폭 0.76m,길이 1.05m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시설 증진법’이 규정한 최소한의 크기다.따라서 이보다 큰 전동스쿠터나 특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리프트를 제대로 쓸 수 없다.

게다가 리프트가 설치된 역도 20여곳에 불과해 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지하철 구간은 극히 제한적이다.환승역인 동대문운동장역은 5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 계단에 리프트가 없어 장애인들이 낭패를 보기 일쑤다.

안전장치도 크게 부실하다.외국에는 가슴높이에 가로막대를 달거나 휠체어바퀴를 고정시키는 장치가 달린 리프트가 보편화 돼 있지만 국내 리프트의안전장치는 앞뒤에 설치된 18㎝ 높이의 안전판이 전부다.

리프트를 타는데 걸리는 시간도 큰 문제다.장애인 구모씨(28·구로구 구로동)는 “리프트 한번 타는데 1시간”이라면서 “승강장까지 내려가는데 2번,올라오는데 2번의 리프트를 타려면 4시간이 걸린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리프트를 타려고 역무원을 호출해도 30분이상 기다려야 하거나 아예 나오지않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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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록기자 myzodan@
1999-07-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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