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씨 석방협상과 대가

민씨 석방협상과 대가

노주석 기자 기자
입력 1999-06-28 00:00
수정 199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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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류 6일 만에 풀려난 민영미씨(閔泳美·36)의 극적 석방의 배경에는 만폭호 보상과 별도의 자금지원 등 현대그룹과 북한 측의 ‘이면합의설’이 나돌고 있다.북측과의 별도 ‘이면합의’가 없이는 서해안교전 사태 등으로 ‘궁지’에 몰린 북측을 설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북 실무협상의 주역인 현대아산 김윤규(金潤圭)사장은 26일 “일각에서제기된 민씨 석방과 만폭호 보상 연계처리 주장과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친서 휴대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다만 김사장은 “정부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해 협상과정에서 정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내비췄다.

그러나 현대측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만폭호 충돌사건의 관련사인 김충근(金忠根)현대상선 사장이 민씨가 억류된 미묘한 시점에 북측과 접촉하기위해 중국 베이징에 머문 사실,그리고 그동안 외환사정 악화로 달러벌기에매진해 왔던 북측이 이번 협상에서도 돈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만폭호 보상문제가 민씨석방 안팎의 댓가로 제시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신빙성있게하고 있다.

한편 만폭호 보상설,정부 도움설과 함께 민씨 석방은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합작품이라는 설도 일각에서 나온다.‘금강산관광은 계속돼야 한다’는 정명예회장의 뜻이 김윤규(金潤圭)현대아산 사장-김용순(金容淳)조선 아·태 평화위원장의 핫라인을 통해 지난 25일 김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되자 ‘즉시 석방하라’는 지시가 떨어진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23일 정명예회장으로부터 ‘밀명’을 받고 중국 베이징에 날아간 김윤규사장은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를 거의 만날 수 없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김사장은 평양으로 김용순 위원장과 송호경부위원장에게 급보를 띄웠고 결국 최종 석방합의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김용순 위원장과의 담판으로 나왔다는 해석이다.

실제 김사장은 24∼25일 이틀동안 도쿄에 머물렀으며 25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베이징으로 다시 들어가다 언론에 노출됐다.



노주석기자 joo@
1999-06-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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