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간판장이 출신 화가 이상원 佛미술계 입성

극장 간판장이 출신 화가 이상원 佛미술계 입성

입력 1999-06-12 00:00
수정 1999-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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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간판장이 출신의 화가가 프랑스 미술계에 입성한다. 한국화가 이상원(65)이 16∼29일 프랑스 파리 살페트리에르 전시장에서 한국화를 알리는 첫번째 전시회를 갖는다.

살페트리에르는 1656년에 세워진 유서깊은 성당.그러나 지금은 파리시가 관리하는 미술전시 공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크리스티앙 볼탕스키를 비롯,아네트 메사지·마리오 메르츠·장 샬르 볼레·레베카 혼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이번 전시의 주제는 ‘흐르는 시간에 대한 시선’.쌍끌이 어선으로 상징되는 피폐한 어촌 사람들을 그린 인물화 ‘동해인(東海人)’ 등 30여점이 선보인다.모두 100호 이상의 대작들로 가로 5.5m에 이르는초대형 작품도 있다.

이상원은 젊은 시절 극장 간판장이와 초상화가로 삶을 경영했다.그 분야에서 만큼은 그를 따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존재였다.안중근 의사의영정을 그린 것이 계기가 돼 고 박정희 대통령 내외 등 수많은 국내외 유명인물의 초상화를 그렸다.거만(巨萬)의 부도 모았다.그러나 이상원은 작고한노산 이은상 선생을 만나 순수미술의 길로 들어섰고 독학으로 화업을 일궈나갔다.74년 불혹의 나이에 국전에 입선했으나 곧 민전으로 돌아서 78년 제1회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과 제1회 중앙미술대상전 특선을 차지하며 미술계의시선을 한몸에 모았다.

이상원의 작품은 극사실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그는 진지하고 처절한 삶의 현장을 카메라 렌즈보다 더 박진감 있게 잡아낸다.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카락 한 올까지 놓치지 않는다.그렇기에 그의 작품엔 흡인력이 있다.

거의 모든 작품을 현장작업으로 그리는 이상원은 “소재와 대상의 취재도중요하지만 만나는 인물들로부터 인생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현장작업을 중시한다”고 말한다.그는 20여년동안 1,000여점의 작품을 그렸지만 그 그림들을 절대로 팔지 않는다.소중히 간직해 훗날 자신의 전용미술관에 그대로 전시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김종면기자
1999-06-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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