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자체장의 공직출마

[사설] 지자체장의 공직출마

입력 1999-05-29 00:00
수정 1999-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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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 중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선거 등에 출마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53조3항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졌다.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공무담임권과 피선거권을 과도하게 침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국회에서 문제의 법조항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던 현역의원들은 당혹해하고 있고,일부 지자체장들은 벌써부터 내년 4월 총선 출마여부를 놓고 동요하고 있다고 한다.앞으로 선거법이 개정돼 지역구 국회의원수가 줄어들게 됨에 따라 16대 총선은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역구 지자체장을 경쟁자로 생각하는 일부 현역의원들은 예산집행권 등 많은 권한과 주민접촉 등 이점을 지닌 지자체장이 총선에 나오면 사전선거운동이나 행정공백이 우려된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입법을 거론하고 있다는 것이다.당초 이 조항 자체를 지자체장들의 도전을 봉쇄하기위한 현역의원들의 집단이기주의적 발상으로 보는 우리는,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들에게 각각 당부하려 한다.

국회의원들은 또다시 집단이기주의적 입법을 꾀하지 말아야 한다.말이 사전선거운동과 행정공백을 방지하겠다는 것이지,내심은 유력한 경쟁자인 지자체장들의 발목을 묶기 위한 입법이기 때문이다.지자체장의 공직출마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지역주민의 직접적인 지지를 받는 유능한 후보를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오히려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헌재의 판단을 유의하기 바란다.지자체장의임기중 사퇴로 행정공백 등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국민주권과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할 ‘비용’이다.

송도호 서울시의원, 서울와치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선정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송도호 의원(더불어민주당, 관악구 제1선거구)이 지난 23일 시민의정감시단 ‘서울와치’가 실시한 행정사무감사 평가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형식적 질의가 아닌 정책의 실효성과 행정 책임을 중심에 둔 감사 활동이 시민 평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서울와치는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 의정 감시기구로, 매년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대상으로 ▲질의의 공익성 ▲정책 개선 기여도 ▲시민 체감도 ▲정쟁 배제 여부 등을 기준으로 의원 개인과 상임위원회 활동을 종합 평가해 우수의원과 우수상임위원회를 선정하고 있다. 정당이나 정치적 유불리를 배제한 시민 관점의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송 의원이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행정의 책임 구조를 짚는 감사 방식이 있다는 평가다. 단순한 현상 지적에 그치지 않고, 정책 결정 과정과 집행 구조, 사후 관리 체계까지 함께 점검하며 행정사무감사의 본래 취지인 ‘행정 통제와 개선’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송 의원은 현재 교통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교통 정책과 안전 행정을 개별 사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 왔다. 시민의 일상과 직결된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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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지자체장을 거쳐 의회에 진출하는 것은 지방행정 경험이 의정활동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그러나 지자체장이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선심행정을 펼 우려도 있다.불행히도 우리 정치풍토에서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의 가능성이 더 크다.그러므로 지방자치가 아직 정착되지 못한 현실에서 지자체장은 자신을 단체장으로 뽑아준주민들의 뜻을존중하고 임기 중에는 지방행정에 전념해야 옳다.그러나 지자체장들이 이러한 권고를 귀담아 듣겠는가.따라서 국민주권과 민주주의의 원리를 지키는 일은 역시 국민의 몫이다.지방의회는 총선출마를 의식하는 지자체장의 선심행정을 감시·견제하고,주민들은 ‘표’로 말해야 한다.

1999-05-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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