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독립’ 다시 논란

검·경 ‘수사권 독립’ 다시 논란

입력 1999-05-04 00:00
수정 1999-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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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경찰제 실시와 더불어 공론화된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가 또다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검찰과 경찰은 “안된다” “돼야 한다”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논리 대결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경찰은 최대의 숙원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검찰은 한마디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며 일축한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 움직임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경찰은 수사 개시권과 진행권을 갖고 있어 이미 독자적인 수사 권한을 갖고있다는 논리다.다만 인신의 구속 여부를 따질 때에는 검찰의 지휘를 받는다는 것이다.반면에 공소권자인 검찰은 수사종결권을 갖고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의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수사권 독립은 수사종결권마저 경찰에 귀속시키자는 뜻이며 헌법 제12조 3항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규정에도 어긋난다고지적하고 있다.결국 경찰의 수사권독립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근간을 흔드는,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이원화돼 법집행의형평성을 잃을 가능성이 커 국가 형벌권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검찰의지휘가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일본과 미국도 수사 초기부터 검찰의 지휘를 받는다는 사례도 제시하고 있다.

경찰의 얘기는 다르다.최상층부터 일선경찰관에 이르기까지 “기필코 수사권 독립의 확실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경찰은 검찰의 수사 지휘권이 비능률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범죄 수사의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이 모든 체포영장을 검사의 손을 거쳐 청구해야 하는 현실은 효율적인 수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다.적어도 폭력,강·절도,교통사고 등 단순 사건은 경찰이 송치할 때까지검찰의 지휘를 받지 않고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검찰은 대형 비리 사건과 같은 고도의 법률적·정책적 판단을 필요로 하는사건을 직접 수사하고 민생 사건은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결국 핵심은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에 있어 상하 관계가 아니라 협조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수사의 형평성도 일본처럼 대검찰청과 경찰청이 협의해 처벌 기준 등을 정해 놓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홍기 이종락기자 hkpark@
1999-05-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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