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에 비친 그룹 회장들은 어떤 인물일까.‘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일반인의 접근이 원천봉쇄되고 있지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금감위는이들과의 접촉이 잦다.특히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은 싫든 좋든 이들을수시로 만나는 ‘단골손님’이다.
이 위원장은 재벌 총수를 ‘황제’로 부른다.한가지라도 갖기 어려운 부와명예,권력을 모두 장악한 데 비유했다고 한다.이 위원장이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의 만찬에 초대됐을 때 “오늘 황제 만나러 간다”고 말한 이후 금감위 관계자들은 재벌 총수들을 황제라고 부른다.
개별적인 인물평도 나온다.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이 지난 19일 획기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이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김 회장의 고충을 대변했다.고(故) 최종현(崔鍾賢) SK회장을 대신해 전경련 회장을 대리하는 동안재계를 대표해 할말 못할말을 하다보니 반(反) 구조조정적인 인물로 찍혔으나 사실은 ‘악역’을 맡았을 뿐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수출 등 경기상황을지나치게 낙관,자금부족을 부른 것은 판단 착오였다고 꼬집었다.
삼성 이 회장의 경우 중세 봉건영주나 마피아 보스 등에 비유된다.금감위고위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실을 능가하는 경호팀을 갖춘데다 궁전같은 저택에서 중세식 만찬을 즐기는 등 사생활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인물”이라고 평했다.대인접촉 기피증에 걸렸다는 얘기들도 한다.
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이 위원장도 “만나보니 스마트하다”고 호평했다.반면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왕회장)에는인색하다.반도체 빅딜이 지연된 것도 왕회장이 재가를 하지 않아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집불통 영감'이라는 표현도 쓴다.
구본무(具本茂) LG 회장은 평가가 엇갈린다.윤원배(尹源培) 금감위 부위원장은 최악의 평가를 내렸었다.한 조찬강연에서 “반도체 빅딜 협상에 임하면서 자기 회사의 재무상태가 어느정도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노골적으로 공격했었다.반면 다른 관계자는 “직접 만나보니 겸손하고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포커 페이스’라고도 한다.
백문일기자 mip@
이 위원장은 재벌 총수를 ‘황제’로 부른다.한가지라도 갖기 어려운 부와명예,권력을 모두 장악한 데 비유했다고 한다.이 위원장이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의 만찬에 초대됐을 때 “오늘 황제 만나러 간다”고 말한 이후 금감위 관계자들은 재벌 총수들을 황제라고 부른다.
개별적인 인물평도 나온다.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이 지난 19일 획기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이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김 회장의 고충을 대변했다.고(故) 최종현(崔鍾賢) SK회장을 대신해 전경련 회장을 대리하는 동안재계를 대표해 할말 못할말을 하다보니 반(反) 구조조정적인 인물로 찍혔으나 사실은 ‘악역’을 맡았을 뿐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수출 등 경기상황을지나치게 낙관,자금부족을 부른 것은 판단 착오였다고 꼬집었다.
삼성 이 회장의 경우 중세 봉건영주나 마피아 보스 등에 비유된다.금감위고위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실을 능가하는 경호팀을 갖춘데다 궁전같은 저택에서 중세식 만찬을 즐기는 등 사생활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인물”이라고 평했다.대인접촉 기피증에 걸렸다는 얘기들도 한다.
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이 위원장도 “만나보니 스마트하다”고 호평했다.반면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왕회장)에는인색하다.반도체 빅딜이 지연된 것도 왕회장이 재가를 하지 않아 가격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고집불통 영감'이라는 표현도 쓴다.
구본무(具本茂) LG 회장은 평가가 엇갈린다.윤원배(尹源培) 금감위 부위원장은 최악의 평가를 내렸었다.한 조찬강연에서 “반도체 빅딜 협상에 임하면서 자기 회사의 재무상태가 어느정도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노골적으로 공격했었다.반면 다른 관계자는 “직접 만나보니 겸손하고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포커 페이스’라고도 한다.
백문일기자 mip@
1999-04-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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