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행자부장관의 애국론

[오늘의 눈]행자부장관의 애국론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1999-04-02 00:00
수정 1999-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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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무원 연금은 앞으로 어떻게 된다는 겁니까” 金杞載 행정자치부 장관이 공무원 연금법 개정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보도된 1일 공직사회는 더 큰 혼란에 휩싸인 듯 했다.특히 20년 이상 재직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중하위직 사이에서는 “일찍 보따리를 싸라는 얘기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사실 지난달 31일 金장관이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공무원 연금과 관련해 시중에 떠도는 ‘루머’들을 잠재우기 위한것이었다.일부 교육공무원들은 소문만 믿고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사태까지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고 말았다.간담회는 장관이 직접 “기득권을 최대한 보장한다”고 밝힘으로써 공직사회의 불안심리를 잠재우자는 취지였을 것이다.그러나 대부분의 보도들은 “정년 이전에 퇴직하는사람에게는 연금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대목을 강조했다.결과적으로 루머를 장관이 확인해준 꼴이 됐다.물론 장관도 당혹감을 느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1일 행자부 월례조회를 보면 31일의 간담회가 뜻하지않은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 우연이라기 보다는 필연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金장관은 훈시에서 “연금이 줄어들면 몇푼이 줄어들고,늘어나면 몇푼이 늘어나겠느냐”면서 명예퇴직을 서두르는 공무원들을 겨낭한 듯 “위기에 국가를 버리고 도망가는 군인과 같다”고 질타했다.물론 그런 자세로 일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공무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나아가 국민들은 이런 발언에 박수를 보낼 지도 모른다.

그러나 행자부는 공무원의 복지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부처다.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구조조정 등 공무원 문제에 관한 한 ‘과격한’ 정책을 내놓은 다른 정부기관들을 설득해 주저앉히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적어도 金장관만은…”이라는 아쉬움이 표출되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행자부장관이 연금문제로 고심하는 이들을 ‘애국심 없고,돈 몇푼에

1999-04-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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