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지자체 사업, 후임자 중도 폐기 비일비재

[전문가 기고]지자체 사업, 후임자 중도 폐기 비일비재

박응격 기자 기자
입력 1999-03-11 00:00
수정 1999-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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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일회성 내지 선심성 사업이나 공사가 문제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최근 들어 지자체의 재정상태가 극도로 악화됨에 따라지자체 사업의 일회성 문제가 다시 부각되기에 이르렀다.여기에는 세가지 요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단체장이 지역경제 활성화나 주민복지 향상과는 거리가 먼 선심성 사업을 임기응변식으로 결정해 사업을 벌이는 경우다.예컨대 서울 K구는 금싸라기같은 도심의 요지에 공용주차빌딩 2개 동을 건설하기 위해 토지매입비로 80억원을 투자했다.주차빌딩 건설비로 80억원을 다시 투입했다.도합 160억원을 들여 겨우 200대분의 주차공간을 마련했다.이러다 보니 자동차 1대의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비가 소형 아파트 한채 값과 같은 8,000만원에 이르렀다.도심 주차난 해소라는 취지로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이러한무모한 선심성 공사는 지자체 사업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둘째,경제성이 있고 주민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타당한 사업이라 할지라도 전임 단체장이 투자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하다 완공을 보지 못하고퇴임한 경우다.후임 단체장이 이 사업을 계속해 봐야 생색도 안나고,전임 단체장에게 공이 돌아갈 것을 우려해 사업을 중도에서 포기하거나 용도폐기를한다.이런 예는 비일비재해 열거하기 조차 민망하다.전임 단체장이 장기간에 걸쳐 주민을 설득해 쓰레기 매립장을 선정한 뒤 착공 단계에서 입지선정이공정하지 못했다든가,비용이 과다하다는 등의 이유로 공사를 중단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셋째,어느 지자체가 무슨 축제나 소비성의 엑스포를 준비하면 인근 지자체도 이에 뒤질세라 거명하기조차 힘든 각종 일회성 행사를 경쟁적으로 치른다.이 때문에 막대한 예산 낭비로 지자체의 재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일은 이제 지자체의 다반사가 돼버렸다.크게는 최악의 재정상태에 빠져 있는 부산시가 2002년의 아시안게임 유치를 결정한 것이나,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인전남도가 세계적인 해양엑스포를 준비하느라 도 전체가 분주하게 뛰는 것이좋은 예다.

지자체의 이같이 방만하고 무절제한 일회·선심성 사업은 더 이상용납돼서는 안된다.앞으로는 납세자인 주민이나 건전한 시민단체,전문가그룹의 철저한 타당성 검토를 통해 일회성이나 선심성 사업이 철저하게 여과돼야 할 것이다.특히 이러한 일회·선심성 사업은 각종 선거철이 다가오면 기승을 부리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했다.이러한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에 유권자들이 영합하는 일이 없도록 성숙된 시민의식의 눈으로 철저하게 경계해야 한다.

중앙정부도 분권화를 이유로 이러한 일회·선심성 사업을 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재정지원 중단 등 실효성있는 정책을 집행하거나,사업의 경제성이나 타당성을 검증해 이러한 비경제적인 사업을 예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조속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박응격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장
1999-03-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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