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지청의 S검사는 몇해전 사법시험을 치르던 때를 생각하면 요즘도 웃음이 나온다.하지만 당시에는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92년 2월 1차 시험장에 들어서던 그는 만감이 교차했다.뒷바라지하느라 부쩍 늙으신 부모님 생각에다 5년째 취직 자리를 구하지 못한 처지와 불안한 미래.전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자꾸 애만 타서 선배들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아침 식사를 하면서 물을 한컵 가득 들이켰다. 그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오전 시험에서 두 과목을 끝낼 즈음 슬슬 신호가오기 시작했다.식은 땀이 흘렀고 화장실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남은 두과목은 이를 악물고참으면서 손가는 대로 아무렇게나 답안지를 작성 해야만 했다.오후 시험은 제대로 치렀지만 이미 당락은 결정이 난 상태.1차시험 탈락의쓴잔을 마셨다. S검사는 “지금 생각해 보면 생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부담 때문에그렇게 된 것같다”고 말한다.평소 화장실을 자주 가는 체질도 아니고 미리참는 연습도 충분히 했기 때문이다.S검사는 “아마 문제가 풀리지 않자 긴장과 불안때문에 몸도 말을 듣지 않았던 것같다”며 겸연쩍어 했다. 이듬해에는 마음을 달리 먹었다.‘내가 모르는 문제는 아무도 모르는 문제다.여유를 갖자’고 마음 속으로 되뇌였다.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날부터 물은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마음의 여유를 가진 그해 합격했다.그는 “실력은 큰 차이가 없고 편안한 마음이 합격을 좌우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수험생들이여,긴장하지 마라.그리고 자신감을 가져라.’그가 후배들에게들려주고 싶어하는 말이다.
1999-02-1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