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간의 견해 차이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지난해 4월 한은이 독립기관으로 출범한 후 외환은행 출자문제와 통화량 확대논쟁,예산안 분쟁 등 ‘굵직한’ 다툼만도 서너차례에 이른다.보기에 따라 앙숙으로,건전한 경쟁상대로 비쳐진다. 정책현안을 둘러싼 논리대결은 간혹 장외로까지 이어진다.특히 술자리에서의 기(氣)싸움은 치열하다.서로 질세라 술잔을 건네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저마다 술자리에 나서기 전 ‘특효약’을 미리먹고 만나기도 한다.실무자들이 정책협의를 위해 만날 때는 장소선정을 놓고 밀고당기는 신경전을 벌인다.재경부가 “과천에서 만나자”고 하면 한은은“무슨 소리”로 맞받아쳐 결국 중간지점인 방배동에서 결정될 때가 많다. 이래저래 ‘맞수 의식’이 빚어낸 결과다. 정부와 중앙은행간 대립은 선진국에서도 드물지 않다.한은이 수집한 ‘중앙은행과 정부의 정책대립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72년 변동환율제 도입여부를 놓고 재무부장관과연방은행 총재가 서로 직위를 걸고 격론을 벌였다.결국 “경제여건상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연방은행 주장이 관철되자 쉴러 재무장관은 자리를 사임했다.
1999-01-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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