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공무원이 얼굴도 모르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에게 자신의 신장을 제공해 새 삶을 안겨주는등 수년째 주변 사람들 몰래 선행을 실천해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 경산시보건소 민원실에서 의료기술서기로 근무하고있는 丁海元씨(35). 丁씨는 지난 97년 12월 만성 신부전증으로 사경을 헤매는 한 40대 남성에게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자신의 신장을 선뜻 기증해 새 생명을 안겨주었다. 장기기증을 위해 입원할 당시 丁씨는 자신의 지병 치료를 이유로 휴가를 내는 등 1년 가까이 이같은 사실을 숨겨오다 최근에서야 우연히 주위에 알려지게 됐다. 丁씨는 또 지난 90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5∼6회씩 모두 50여차례에 걸친 헌혈로 모은 헌혈증서 모두를 동료와 불우이웃에게 나눠주는 등 헌신적인 이웃사랑을 온몸으로 실천해 오고 있다. 대구보건전문대 치위생과를 졸업한 후 88년부터 공무원생활을 시작한 丁씨는 자신이 맡은 업무에도 남다른 애착을 보여 지난 95년부터 3년여동안 보건소의 구강업무를 혼자 도맡아 초등학교 및 유치원 등지역 어린이 3만3,000여명에게 출장 구강보건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丁씨는 지난해 구강보건교육을 통해 얻어진 경험과 연구결과를 모은 ‘구강보건교육이 아동들의 구강관리 능력향상에 미치는 효과’라는 논문을 중앙학술대회에서 발표,대한치과위생사협회로부터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丁씨는 소년소녀가장 및 불우시설 등에 정기적으로 성금을 전달해 오면서도 그 사실을 극구 숨기고 있다. 丁씨는 “내가 한 작은 일이 세상에 알려지게 돼 부끄럽다”며 “하지만 나보다 딱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웃들을 위한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9-01-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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