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서…극장서…어려운 이웃과 함께/송년모임·알뜰·건전해졌다

구내식당서…극장서…어려운 이웃과 함께/송년모임·알뜰·건전해졌다

입력 1998-12-25 00:00
수정 1998-12-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점심 모임으로 대신… ‘성탄여행’ 크게 줄어/PC통신에 대화방 열어 ‘사이버 송년회’도

‘점심 송년회’‘구내식당 송년회’‘사이버 송년회’‘영화보기 송년회’‘이웃돕기 송년회’

어느 해보다 알뜰하고 차분한 올해 송년회의 모습이다.

들뜬 분위기에서 흥청대는 풍경은 찾아보기 어렵고 검소하고 건전한 분위기속에 힘들었던 한해를 정리하고 있다.아예 모임을 갖지 않고 송년회 비용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점심 송년회’는 직장인들 사이에 일반화된 송년 모임이다.먹고 마시는 송년회는 크게 줄었다.한일은행 홍보팀은 점심으로 송년 모임을 대신하기로 했다.전산장비 리스회사인 한국렌탈도 얼마전 회사 근처 식당에서 조촐한 송년회를 가졌다.

점심 송년회가 많아지자 직장이나 오피스텔 부근의 식당들이 반짝 수요를 누리고 있다.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申英虎씨(54)는 “낮 12시∼2시에 송년 모임을 갖는 단체 손님이 부쩍 늘어 일반 손님을 받을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운동을 하거나 영화를 보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신하는 직장인들도 많다.LG정보통신 李弘錫씨(26)는 “송년모임으로 볼링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PC통신을 이용한 ‘사이버 송년회’도 생겨났다.서울 Y대 신방과 동창회는 지난 16일 밤 PC통신 유니텔에 대화방을 개설해 송년모임을 가졌다.뜻밖에 반응이 좋자 대화방을 하나 더 만들어 주최자가 각 대화방을 오가면서 분위기를 전달해야 했다.S컴퓨터그래픽학원 9기생도 오는 28일 밤 나우누리 대화방에서 사이버 송년회를 연다.

서울 P백화점은 지난해에는 회사 로비에서 전체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송년의 밤’을 가졌지만 이번에는 행사를 갖지 않기로 했다.

서울 신라호텔 한식당팀은 따로 송년회를 하지 않고 지난 16일 서울 중구 신당동 사회복지관을 찾아가 외로운 노인들과 ‘반찬만들기 행사’를 열었다.LG네트워크 사업팀도 같은 날 서울 구로구 오류동 창신모자원 어린이들과 잠실 롯데월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성탄 전야인 24일에 흥청망청하던 모습도 뜸해졌다.시민들은 서둘러 귀가해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차량으로 크게 붐볐을 서울 도심도 예년보다 한산했다.

휴일인 성탄절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크게 줄었다.서울 K관광은 지난해 성탄절에 남녀 100여쌍을 강원도 정동진으로 단체여행을 데리고 갔지만 올해에는 문의조차 뚝 끊어졌다고 밝혔다.

유흥가를 찾는 발길도 크게 줄었다.그나마도 자정을 넘기지 않고 대부분 귀가했다.<李志運 崔麗京 jj@daehanmaeil.com>
1998-12-25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