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실직자·철거민들 위로·사랑 나눈 성탄전야

200여 실직자·철거민들 위로·사랑 나눈 성탄전야

김미경 기자 기자
입력 1998-12-25 00:00
수정 1998-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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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터전잃은 정릉4동 함께 예배

“예수님은 집이 아닌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지만 그 크신 사랑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셨습니다”

24일 오후 1시 서울 성북구 정릉4동 ‘희망세입자대책위원회’ 사무실 옆마당.남루한 옷차림을 한 200여명의 실업자와 철거민들이 ‘골롬반 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 吳基伯 신부와 함께 성탄예배를 보고 있었다.이들은 지난 96년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서 하루아침에 철거민이 되어버린 정릉4동 내 세대주들과 실업자들.

이들은 임대아파트를 신청할 돈조차 없는 저소득층이다. 방 1칸에 공동 부엌을 사용하고 있는 세입자들은 쓰러질 것 같은 집에 기거하며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함께 거주하던 7,000여명의 주민이 떠난 지금 이 지역은 흉물스럽게 철거된 집들로 더욱 황량한 느낌을 주었다.

한국기독교사회선교협의회 등이 주최한 ‘실업자,철거민들과 함께하는 성탄 예배­낮은 데로 임하소서’에 참여한 이들은 이날만큼은 서로 위로하며 어려웠던 지난날을 잊은 듯 했다.특히 아이들이 캐럴을 부르자 시름으로 가득찼던 참석자들의 얼굴이 환하게 퍼졌다.부모의 손을 잡고 따라온 20여명의 아이들도 크리마스 사탕을 나눠 먹으며 천진난만하게 뛰어놀았다.

대기업 관리직에 있다가 실직후 막노동을 하고 있다는 孫龍基씨(47·성북구 정릉4동)는 “이곳에 오면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서로 위로하며 지낼 수 있어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면서 “해마다 시끌벅적한 성탄절을 맞았는데 올해는 고통을 함께 나누는 차분한 크리스마스를 맞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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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2-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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