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경파 ‘햇볕정책’에 불안감/北,왜 자꾸 침투하나

北 강경파 ‘햇볕정책’에 불안감/北,왜 자꾸 침투하나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1998-12-19 00:00
수정 1998-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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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붕괴 우려… 한반도 긴장 조성

지난 6월23일 鄭周永 현대그룹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 관광유람선 10월 운항 합의’ 등 대형 남북합의를 이끌어낼 때 북한 잠수정이 동해안으로 침투하다 우리의 민간 어망에 걸렸다. 음력 5월28일이었다.

이어 지난 11월20일 金大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협의체(APEC)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던 날,북한의 특수침투선이 강화도 인근 해안에 침투하려다 해군에 적발되자 북으로 달아났다. 음력 10월2일이었다.

그리고 金대통령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을 방문하고 돌아온 17일 밤,북한 반잠수정이 전남 여수 앞바다에 침투했다가 격침됐다. 음력 10월 29일이다.

일련의 침투 사건에서는 몇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첫째는 남북간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순간 북한의 침투도발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둘째는 다분히 우리의 외교적 성과를 시기하는 인상이 짙은 도발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셋째는 전술적인 사항으로 무월광(無月光)의 시기인 음력 그믐을 전후해 침투도발이자행됐다는 점이다.

이같은 공통점은 북한의 침투 도발이 왜 거듭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먼저 북한내 군부 등 강경파들은 우리의 햇볕정책에 따른 남북한 교류협력의 확대가 자칫 북한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군사도발로 긴장국면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중적 대남전략이 결코 포기되지 않았음을 천명함으로써 남한당국의 햇볕정책을 좌절시키고자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내 강경파들은 특히 평북 금창리 일대가 핵시설로 의심을 받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오히려 간첩선을 침투시켜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더욱 증폭시키는 게 미국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는데 보다 효과적이라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외국순방으로 전군에 경계강화령이 내려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침투한 것은 햇볕정책으로 대북 안보태세가 느슨해졌을 것으로 판단,남한사회를 교란시킬 목적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金仁哲 ickim@daehanmaeil.com>
1998-12-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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