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재탄생/김정란 시인·상지대 교수(굄돌)

언론의 재탄생/김정란 시인·상지대 교수(굄돌)

김정란 기자 기자
입력 1998-12-02 00:00
수정 1998-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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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의 거듭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부탁컨대, 권언유착의 고리를 끊고 정론지로서 한국언론사에 우뚝 서기 바란다.서울신문이 제호를 ‘대한매일’로 바꾸기로 한 것은,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그것이 우리나라의 왜곡된 근대화 극복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그러나 그의 도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왜곡된 근대화 과정 동안 계속 기득권을 누렸던 세력을 옹호해 온 기존의 거대 언론과 분명한 차별성을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에 어느 언론사가 벌이고 있는 ‘사상논쟁’이니 ‘영웅주의’논쟁도 결국은 교묘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정작 그들의 관심은 사상도,어떤 인물의 위대함도 아니다.그들은 사상을 위해서도 인간의 위대함을 위해서도 투신할 생각이 없다.그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은 돈과 권력이다.그들에게 사상이, 주의가 있다고? 무슨 주의? 계속해서 ‘잘 먹고 잘 살기 주의’? 오,물론,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나쁠 리 있는가.나도 잘 먹고 잘 살고 싶다.그러나 그것이 ‘나만 잘 먹고 잘 살기 주의’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그걸 숨기기 위해서 온갖 교언영색의 혀가 나타나 안개를 피워댔다.국민은 꼼짝없이 속아왔다.

현대사회에서 언론은 너무나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그 권력은 정치권력에 기대어 쉽게 기득권을 누리기보다는 정치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진정한 경쟁력을 얻게 된다.앞만 챙기면,뒤로는 잃는 법이다.우리는 지금 그동안 앞만 챙겼던 결과를 뼈저리게 겪고 있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지가 아니라,진정한 의미의 정론지로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길게 내다보고,진정한 야심을 가지지 바란다.앞으로도 남고 뒤로도 남는 장사를 하기 바란다.그렇게 해서,돈과 권력을 쫓아다니다 오뎅 꼴이 되어버린 한국의 ‘말’에게 단단한 뼈를 돌려주기 바란다.

1998-12-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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