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증인,위증 같은 단어들이 나돌기 시작하면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두 인물이 있다. 한 사람은 성추문 때문에 탄핵의 위기까지 몰렸던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고,또 한 사람은 지난해 4월7일부터 25일간 계속된 우리 국회의 한보 청문회에서 거침없는 언변으로 스타의 위치에까지 올랐던 어느 남성 클리닉 의사이다.
이들과 함께 또 한가지 연상되는 것이 로마의 관행이다. 옛날 로마에서는 증인이 선서를 할 때 요즘처럼 오른손을 위로 들거나 성경 위에 얹었던 것이 아니라,오른손을 자신의 몸 주요부분에 대고 진실만을 말하겠노라고 맹세했다고 한다. 만약 추후에 위증임이 밝혀졌을 때는 내시 신세가 되고 마는 중형이 내려졌다고 한다.
○책임소재 명확히 밝혀야
金大中 대통령과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는 그간 개최 여부로 논란이 많았던 경제청문회를 다음달 8일부터 열기로 합의하였다. 세계적으로 기적이라고까지 칭송받던 한국경제가 삽시간에 이렇게까지 주저앉게 된 배경과 원인을 살펴보고 책임소재를 확인하여 또다른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청문회의 의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겠다. 그러나 청문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충분한 사전준비가 없다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별무소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아,결국은 국민들의 허탈감과 실망감만을 깊게 해줄 우려가 있다.
준비해야할 일은 우선,사안이 경제에 관한 것이고 증언대에 설 사람들도 경제전문가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심문에 나설 국회의원들로서도 이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이론이나 실무경험을 빌려 무장하고 나와야 할 것이다. 지엽적인 문제나 말꼬리를 잡고 노니느라 핵심을 비켜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으로 증인들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습득해야 할 것이다. 호통이나 치고 인상이나 써서 실토를 받아내겠다는 태도는 구시대에나 통했을 것이고,지금은 시간낭비에다 국민들의 혐오감만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면에서 상대방인 증인보다 훨씬 불리한 상황하에서도 진실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들에 관해서는 경제학 쪽에서도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특히 96년에는 이 분야의 연구자 두 명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까지 하였다. 경제학,심리학등 인간행동에 관한 여러 연구결과를 원용하여 좋은 질문들을 던져준다면 훨씬 생산적인 청문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거짓을 말하는 증인에 대하여는 엄청난 불이익이 돌아가게 함으로써 진실을 밝히는 쪽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위증자 단죄 제도개선 긴요
현행 제도 하에서는 위증한 사람을 고발하기도 어렵게 되어 있는데다 위증에 관한 벌칙도 무겁다고 하기는 어려우므로 증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실토할 만한 인센티브가 없게 되어있는 것이다. 고대 로마만큼의 중형은 아니더라도 위증자는 반드시 고발되고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긴요하다.
마지막으로 청문회의 운용을 감시하고 평가해줄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날 그날 청문회의 결과를 요약하고 잘되고 못된 부분을 강조하여 보여줌으로써 청문회에 임하는 모든 인사들의 자세가 보다 진지해지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인기만을 의식해 수세에 놓인 증인에게 고함만 질러대며 인권을 침해하는 의원들이나 친분이나 세력관계 때문에 미리 주눅이 들어 질문하는 의원들에게는 가차없는 국민들의 질책이 내려지게 해야 할 것이다.
이들과 함께 또 한가지 연상되는 것이 로마의 관행이다. 옛날 로마에서는 증인이 선서를 할 때 요즘처럼 오른손을 위로 들거나 성경 위에 얹었던 것이 아니라,오른손을 자신의 몸 주요부분에 대고 진실만을 말하겠노라고 맹세했다고 한다. 만약 추후에 위증임이 밝혀졌을 때는 내시 신세가 되고 마는 중형이 내려졌다고 한다.
○책임소재 명확히 밝혀야
金大中 대통령과 李會昌 한나라당 총재는 그간 개최 여부로 논란이 많았던 경제청문회를 다음달 8일부터 열기로 합의하였다. 세계적으로 기적이라고까지 칭송받던 한국경제가 삽시간에 이렇게까지 주저앉게 된 배경과 원인을 살펴보고 책임소재를 확인하여 또다른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청문회의 의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겠다. 그러나 청문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충분한 사전준비가 없다면 과거와 마찬가지로 별무소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아,결국은 국민들의 허탈감과 실망감만을 깊게 해줄 우려가 있다.
준비해야할 일은 우선,사안이 경제에 관한 것이고 증언대에 설 사람들도 경제전문가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심문에 나설 국회의원들로서도 이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이론이나 실무경험을 빌려 무장하고 나와야 할 것이다. 지엽적인 문제나 말꼬리를 잡고 노니느라 핵심을 비켜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으로 증인들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습득해야 할 것이다. 호통이나 치고 인상이나 써서 실토를 받아내겠다는 태도는 구시대에나 통했을 것이고,지금은 시간낭비에다 국민들의 혐오감만을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면에서 상대방인 증인보다 훨씬 불리한 상황하에서도 진실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들에 관해서는 경제학 쪽에서도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특히 96년에는 이 분야의 연구자 두 명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까지 하였다. 경제학,심리학등 인간행동에 관한 여러 연구결과를 원용하여 좋은 질문들을 던져준다면 훨씬 생산적인 청문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거짓을 말하는 증인에 대하여는 엄청난 불이익이 돌아가게 함으로써 진실을 밝히는 쪽으로 유도해야 할 것이다.
○위증자 단죄 제도개선 긴요
현행 제도 하에서는 위증한 사람을 고발하기도 어렵게 되어 있는데다 위증에 관한 벌칙도 무겁다고 하기는 어려우므로 증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실토할 만한 인센티브가 없게 되어있는 것이다. 고대 로마만큼의 중형은 아니더라도 위증자는 반드시 고발되고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긴요하다.
마지막으로 청문회의 운용을 감시하고 평가해줄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날 그날 청문회의 결과를 요약하고 잘되고 못된 부분을 강조하여 보여줌으로써 청문회에 임하는 모든 인사들의 자세가 보다 진지해지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인기만을 의식해 수세에 놓인 증인에게 고함만 질러대며 인권을 침해하는 의원들이나 친분이나 세력관계 때문에 미리 주눅이 들어 질문하는 의원들에게는 가차없는 국민들의 질책이 내려지게 해야 할 것이다.
1998-11-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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