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한/한충목 열사범추위 집행위원장(굄돌)

어머니의 한/한충목 열사범추위 집행위원장(굄돌)

한충목 기자 기자
입력 1998-11-10 00:00
수정 1998-11-1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20년전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절규하며 산화한 청년 전태일이 있었습니다.

87년,‘독재 타도,호헌 철폐’를 외치며 거리로 나선 이한열 군이 직격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이렇게 죽어간 꽃다운 청춘이 430명. 자기 한 몸의 안락보다도 모두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꿈꾸다가 지금 우리와 함께 할 수 없게 된 이들을 우리는 열사라 부릅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 98년 스산한 초겨울,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앞에선 먼저 간 아들·딸보다 더 오래동안 싸우고 있는 어머님·아버님들이 ‘민족민주유공자 명예회복과 의문의 죽음 진상규명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셨습니다. “살아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올해 안엔 특별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합니다.

‘국민의 정부’의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유가족회장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특별법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정부와 여당에 적극 협력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법안이 아직 국회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가족의 가슴은 한번 더 무너져내립니다.

김대통령은 지금 제2의건국 즉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에 모든 국민이 함께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나라가 바로서려면 민주화를 외치며 스러져간 분들에의 올바른 역사적 평가,의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그리고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분들 가슴에 맺힌 한과 억울함이 법제정으로 씻기리라고 여기지는 않지만, 특별법 제정은 우리 역사와 나라를 바로 세우는 첫걸음이 될 것이며 죽은 자식과 살아 있는 어버이들의 한맺힘을 푸는 소중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1998-11-10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