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리 뿌리’ 도려낸다

서울시 ‘비리 뿌리’ 도려낸다

조덕현 기자 기자
입력 1998-10-19 00:00
수정 1998-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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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하위직 부패 파문 계기로 ‘전쟁’ 선포/규제철폐·제도개선·처벌강화 요체로/對民 접촉은 제한… 뇌물고리 근원 제거

高建 서울시장은 요즘 일선 민원부서의 비리척결을 유독 강조한다.민선 이후 공무원 비리가 많이 줄었지만 하위직 비리 만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그래서 공·사석을 가리지 않고 “권력형·정경유착형·압력형 비리는 거의 사라졌지만 민원현장의 하위직 비리는 아직도 걱정할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시한다.그가 여기서 말하는 하위직은 주로 위생,주택·건설,세무,소방,건설공사 분야라는 것이 시청 직원들의 분석이다

高시장은 얼마전 사회문제화된 위생직 공무원들의 공짜술 파문과 전 서울시 주사의 200억원대 축재건을 계기로 마침내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전쟁의 중심에는 물론 高시장이 서 있다.그는 ‘백벌백계론’을 외치고 있다.과거에도 숱하게 공직자 사정과 비리 척결론이 있었지만 일벌백계의 훈계성 방법론 때문에 비리의 내성만 키워왔다는 판단에서 방향을 튼 것이다.

이같은 高시장의 엄포는검찰 등 시 외부의 사정움직임과 맞물린 탓인지 직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요즘 시의 분위기는 살벌하다.

시는 최근 시장의 백벌백계론을 뒷받침할 비리근절 대책을 내놓았다. 골격은 역시 高시장의 머리에서 나왔다.

대체의 요체는 규제철폐 및 제도개선,신고체제 강화,처벌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과거 소리만 요란했던 비리단속 강화에서 비리의 원인 되는 각종 규제와 제도를 없애고 신고체제를 대폭 강화했다. 비리의 사후단속에서 사전봉쇄로 비리대책의 틀을 바꾼 것이다.

“사실 공직비리의 주범은 사람이기보다 각종 규제 등 권한이라고 봐야 옳아요. 규제가 많으면 비리의 토양 역시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원부서 모과장이 밝히는 비리관(觀)이다. 그의 지적처럼 서울시의대책은 여기에 맞춰져 있다. 사람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시스템이라고 진단한다. 때문에 불필요한 규제는 모두 없앨 방침이다. 일종의 원인요법이다. 인·허가를 대부분 없애고, 생명·보건·안전 등 시민의 생명과 관련된 분야에 대해서만 주기적으로 점검을 하도록 하고 있다. 법령에 근거가 없는 규제는 이달중에 모두 업애고 근거한 규제는 高시장이 직접 나서 폐지 또는 완화할 방침이다.

제도개선 역시 비리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는데 맞춰져 있다. 이미 연결고리가 되는 담당구역제를 없앴다. 현장방문도 없앴고 부득이 방문을 할 때는 상관의 허락을 받거나 교차단속,시민단체와의 합동단속 등을 하도록 했다. 취약분야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하는 ‘순환보직제’도 도입했다.

감사방식 역시 개편했다.몇개 구청이나 사업소를 정해 하던 ‘샘플감사’에서 항상 지속적으로 감사를 하도록 했다.샘플감사를 하다 보니 징계시효가 2년을 넘겨 처벌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벌은 가혹하다.과거에는 금품수수행위에 대해 금액에 따라 징계수위를 달리했지만 앞으로는 무조건 중징계대상이다.또 서류상 부조리에 대해서는 3회 적발되면 ‘3진아웃제’가 적용돼 공직을 떠나야 한다.상급자도 역시 연대책임으로 책임을 면치 못한다.

시는 이밖에 다양한 신고체제로 직원들을압박하고 있다. 신고는 전방위적이다.인허가를 신청한 모든 민원인에게 공무원들의 부조리 여부를 묻는 신고엽서가 보내진다.이 엽서는 시장이 직접 받아본다.부조리신고센터가 설치되며,신고전용전화(120#13),서울신문고,인터넷(www.metro.seoul.kr내 민원실 시민신고센터),PC통신 등으로도 신고받는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모든 공무원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구조조정 등 공직자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모함성 투서나 신고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시는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무기명 투서나 신고는 받지 않기로 했다. 감사에 참고를 하겠지만 직접 감사대상으로 삼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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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燦坤 시 감사과장은 “강도높은 감사활동이 이뤄지겠지만 억울한 피해자는 없을 것”이라며 “더 이상 서울시가 복마전이란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曺德鉉 기자 hyoun@seoul.co.kr>
1998-10-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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