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한 말버릇 가진 사람들을 더러 본다.오래전 얘기지만 ‘동시에 대해서는’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입을 열었다 하면 그말을 썼기 때문이다.“그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동시에 대해서는 나도 가만 안 있지” “결국 넘어갔다고? 동시에 대해서는 기가 차구먼”
劉備에게 諸葛亮과 龐統이라는 두 재사를 천거한 사람이 司馬徽였다.그는 평소 남의 험담을 않는 사람이었다.그런 자세 때문인지 그는 말끝마다 “좋습니다”를 썼다.그로 해서 실수한 얘기도 전한다.
어느날 고향 영천(穎川)에서 알음이 찾아왔다.“그동안 건강은 어떠신지요” “좋습니다”. 이때의 ‘좋습니다’는 물론 좋다.한데 방문자가 “오래 못뵈었습니다.사실은 제 자식놈이 얼마전 괴질로 죽어서…”하는데 대해서도 “아,거참 좋습니다”한다.무슨 생각에 잠긴 나머지 건성으로 들어서였을까.옆에 있던 부인이 민망해서 한마디 “아니,용골때질도 아니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아드님이 숨졌다는데 좋습니다라뇨”.사마휘는 대꾸한다.“그래요.그말 참 좋습니다”.우리 黃喜 정승 일화와 비슷하구나 싶다.
이건 개인의 경우지만 그런 말버릇이 돌림병같이 사회적으로 번져나는 수도 있다.지금은 좀 누꿈해진 듯한 “∼는것 같습니다” 따위가 그것이다.특히 젊은축들이 많이 썼다.아나운서가 묻는다.“그래,준비는 단단히 하고 나왔겠지요” “예,그런 것 같습니다”.자기 일을 남의 말 하듯이 한다.이런 친구한테 누군가 “당신 지금 숨을 쉬고 있나요”묻는다 해도 “예,그런 것 같습니다”하는 것 아닐지.
근자에 들어 유행하는 말버릇은 “∼같은 경우는”이다.방송에서 흘러나온 말을 옮겨보면 이렇다.“그렇습니다.이번 선거같은 경우 향응제공 같은 경우가 상당히 광범했습니다” “저의 피해같은 경우는…비닐하우스 속의 야채같은 경우가…”.귀기울여 들어보자.대체로 “저는…”하면 될 자리에서 “저 같은 경우는…”하고들 있지 않은가.이런 말투는 이른바 ‘불확실성의 시대’ 모습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분명하게 끊는 맛이 없고 에돌며 어물쩍거린다는 느낌이 아닌가.어떤 의사의 글“특히 여름철에는 식중독 발생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는 표현도 그와 통하는 언어심리 아닌지.어째서 “높다”로 끝내지 못하고“고 볼 수 있다”는 꼬리를 달아야 하는 것일까.
“나같은 경우,이따위 말버릇이 동시에 대해서는 상당히 번진 현실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칼럼니스트>
劉備에게 諸葛亮과 龐統이라는 두 재사를 천거한 사람이 司馬徽였다.그는 평소 남의 험담을 않는 사람이었다.그런 자세 때문인지 그는 말끝마다 “좋습니다”를 썼다.그로 해서 실수한 얘기도 전한다.
어느날 고향 영천(穎川)에서 알음이 찾아왔다.“그동안 건강은 어떠신지요” “좋습니다”. 이때의 ‘좋습니다’는 물론 좋다.한데 방문자가 “오래 못뵈었습니다.사실은 제 자식놈이 얼마전 괴질로 죽어서…”하는데 대해서도 “아,거참 좋습니다”한다.무슨 생각에 잠긴 나머지 건성으로 들어서였을까.옆에 있던 부인이 민망해서 한마디 “아니,용골때질도 아니고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아드님이 숨졌다는데 좋습니다라뇨”.사마휘는 대꾸한다.“그래요.그말 참 좋습니다”.우리 黃喜 정승 일화와 비슷하구나 싶다.
이건 개인의 경우지만 그런 말버릇이 돌림병같이 사회적으로 번져나는 수도 있다.지금은 좀 누꿈해진 듯한 “∼는것 같습니다” 따위가 그것이다.특히 젊은축들이 많이 썼다.아나운서가 묻는다.“그래,준비는 단단히 하고 나왔겠지요” “예,그런 것 같습니다”.자기 일을 남의 말 하듯이 한다.이런 친구한테 누군가 “당신 지금 숨을 쉬고 있나요”묻는다 해도 “예,그런 것 같습니다”하는 것 아닐지.
근자에 들어 유행하는 말버릇은 “∼같은 경우는”이다.방송에서 흘러나온 말을 옮겨보면 이렇다.“그렇습니다.이번 선거같은 경우 향응제공 같은 경우가 상당히 광범했습니다” “저의 피해같은 경우는…비닐하우스 속의 야채같은 경우가…”.귀기울여 들어보자.대체로 “저는…”하면 될 자리에서 “저 같은 경우는…”하고들 있지 않은가.이런 말투는 이른바 ‘불확실성의 시대’ 모습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분명하게 끊는 맛이 없고 에돌며 어물쩍거린다는 느낌이 아닌가.어떤 의사의 글“특히 여름철에는 식중독 발생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는 표현도 그와 통하는 언어심리 아닌지.어째서 “높다”로 끝내지 못하고“고 볼 수 있다”는 꼬리를 달아야 하는 것일까.
“나같은 경우,이따위 말버릇이 동시에 대해서는 상당히 번진 현실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칼럼니스트>
1998-09-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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