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취업 몸살’ 위험 수위

대학가 ‘취업 몸살’ 위험 수위

입력 1998-09-10 00:00
수정 1998-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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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學士들 학업 팽개치고 구직 혈안/4학년 학교 수업은 아예 관심조차 안보이고 순수학문 강의실 ‘텅텅’… 취업특강은 ‘빽빽’/교수들도 강의보다 제자 취직에 더 신경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대학생들이 1,2학년 때부터 학업은 팽개치고 취업에 매달리는 등 대학들이 ‘취업 몸살’을 앓고 있다.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은 일자리를 알아보거나 취업 공부를 하느라 학교 수업에는 아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저학년들도 취업에 유리한 과목만 골라 수강하는 등 대학 전체가 취업 열풍에 휩쓸리고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 4학년생들이 몰렸던 ‘기독교와 세계’‘국어와 작문’‘외국시의 이해’ 등 과목의 강의실은 거의 텅 비었다.학생들이 취업 준비를 하느라 강의에 빠진 탓이다.金모양(23·중어중문 4년)은 “PC통신 구인란을 검색하거나 기업체를 찾아가는 것이 주된 일과”라면서 “2학기 들어 수업에는 거의 출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숭실대 행정학과 4학년 전공 선택과목인 ‘공기업론’의 수업은 4학년 전원이 결석한 가운데 2∼3년생 몇몇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에 취업특강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한양대의 경우 기업의 중견 여성간부를 초청해 성공 비결을 듣는 2학점짜리 ‘여성과 직업’ 과목은 올 들어 200석의 강의실이 언제나 만원이다.숭실대 중문과 金鍾聲 교수는 강의시간 가운데 30분을 할애,취업 전문가를 불러 특강을 한다.

성균관대는 PC교육과 재무제표,실무영어 등 취업실무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대외활동이 활발한 교수들의 인맥을 활용하는 취업 지도교수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경희대는 고심 끝에 아예 ‘취업 스쿨’을 개설했다.1주일에 2시간씩 한 학기 8주 동안 수강하면 1학점을 준다.브리핑 방법이나 비서 실무도 강의 내용에 들어있다.요즘은 비서 실무 강의에 남학생들도 몰린다.

국민대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를 취업주간으로 정해 구직 특강을 계획하고 있다.저학년에게도 수강을 독려하고 있다.

전남대는 ‘IMF 위기에도 취업할 수 있다’는 특강을 마련,외국인 회사,유통회사,벤처기업,중소기업 등의 전문가를 초청,한달에 2차례씩 강의한다.교수들도 강의보다는 학생들의 취업에 더욱 신경을 쓴다.한양대 공대 교수 100여명은 최근 200여개 회사를 돌아다니며 ‘기업 실무에 맞는 수업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선발해 달라고 부탁했다.충북대도 이달 말쯤 교수들을 도내 각 기업체에 보내 졸업생 채용을 요청키로 했다.

한편 서울대 등 서울·경기 지역 15개 대학 학생들은 오는 18일 취업대책 연합기구인 전국학생특별위원회를 발족한다.<李鍾洛 朴峻奭 趙炫奭 기자 jrlee@seoul.co.kr>
1998-09-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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