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시장경제’ 새 전도사/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공정한 시장경제’ 새 전도사/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노주석 기자 기자
입력 1998-09-05 00:00
수정 1998-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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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4∼5회 강연… 취임후 80회 기록/대기업·금융기관 횡포 서릿발 추궁

공정거래위원회 田允喆 위원장은 새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 및 시장경제 원리의 전도사다.취임이후 한달에 4∼5회씩의 강연회를 갖고 ‘달라진 경제 룰’을 설파한다.지금까지 강연회수는 80여회에 이른다.한주도 걸르지 않은 셈이다.주로 공공 연구단체와 기업체 경영주 및 임직원들이 대상이다.

田위원장의 독특한 ‘직설 화법’은 특히 30대 그룹을 중심으로 한 독과점업체의 ‘기’를 질리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공정거래 관련법의 엄혹한 적용에 햇볕론은 없다”로 대변되는 소신은 목표를 눈앞에 두고 우회하는 법이 결코 없다.사안마다 메세지가 분명하다.

그런 탓에 강연때마다 참석자들로부터 원성이 적지않다.“경제실상도 모르는 앞뒤가 꽉 막힌 강경일변도의 원칙주의자”란 수군거림도 들린다.하지만 이를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 화법’은 단호히 사절한다.‘공정한 룰’의 적용에는 재량의 여지가 없다는 신념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위기를 맞은 주 원인은 시장경제의원칙이 일관성있게 추진되지 못한 탓이라는 자기 반성도 뚜렷하다.강연때 마다 대기업간의 채무보증,부당 내부거래는 물론 담보·꺾기 등 금융기관의 횡포가 뿌리 뽑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고민은 있다.‘당근’은 없이 ‘채찍’만 휘둘러야 하는 공정위의 역할 때문이다.법을 어기는 기업에 예외없이 과징금을 물리는 식의 채찍만이 그의 무기이다.그래도 그의 단호함은 가시지 않는다.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田위원장의 강연을 들은 많은 기업인들은 “과연 그렇게 될까”하는 의구심을 품고 눈치 부터 본다.기업가들은 정부정책을 믿고 따르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데 이골이 나있다.

“그렇게 하면 경제를 거들낸다”“숨좀 쉴만할 때 하면 안되나”는 불만이 제기된다.강연회 분위기는 항상 무겁다.

그래도 다음 날 아침이면 과천청사 공정위원장 사무실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단체,기관,모임에서 강연을 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魯柱碩 기자 joo@seoul.co.kr>
1998-09-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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