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崔鍾賢 회장 火葬… 한줌 재되어 흙으로

故 崔鍾賢 회장 火葬… 한줌 재되어 흙으로

문호영 기자 기자
입력 1998-08-31 00:00
수정 1998-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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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거두’ 死後 더 빛나다/“값싸고 훌륭한 화장터 지어 사회 기증” 유언/故 崔 회장의 굳은 의지로 장례문화 개선 기대/LG­삼성회장·高建 서울시장 등 협조 표명

“내가 죽으면 반드시 화장(火葬)을 하도록 해요”

30일 하오 4시 경기도 수원시 봉담면의 가족묘지.지난 26일 타계한 崔鍾賢 SK그룹 회장이 한줌의 재가 돼 흙으로 돌아갔다.

이날 하관식은 5대 재벌의 총수이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3번이나 역임한 재계 거두로 믿어지지 않을 만큼 조촐하게 치러졌다.복잡한 절차 없이 유골함만 묘지에 안장됐다.

화장은 崔회장 유언에 따라 이루어졌다.崔회장은 생전에 자신의 사후 화장을 당부했다.아울러 “화장문화를 국민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SK가 값싸고 훌륭한 화장터(장례식장)를 지어 사회에 기증하고 그룹이 앞장서 화장문화를 계도하라”고 유언했다.

이에 따라 崔회장 유해는 이날 상오 9시 워커힐빌라 빈소에서 영결식을 마친 뒤 곧바로 벽제화장터로 가 지난해 6월 타계한 부인 朴桂姬 여사의 유해와 함께 화장됐다.이어 서울 을지로SK그룹 본사,전국경제인연합 회관,SKC수원공장,고인의 수원 평동 생가 등에서 노제를 지낸 뒤 안장됐다.

崔회장은 평소 그룹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SUPEX·‘최고 수준’을 의미하는 슈퍼 액설런트의 영문 약자)추구협의회 등에서도 자주 “영혼이 떠나간 육신을 땅에 묻는 것은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땅덩어리도 좁은 나라에서 죽을 때마다 무덤을 만들면 국가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매장문화의 불합리성을 지적해 왔다고 李魯鍾 SK그룹 상무는 전했다.

崔회장의 화장은 앞으로 장례문화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좀체 활성화되지 않았던 화장문화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27일 빈소를 찾았던 LG그룹 具滋暻 명예회장과 삼성그룹 李健熙 회장,高建 서울시장도 이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이들은 SK그룹에서 화장터를 만든다면 자신들도 이곳을 이용하겠다고 약속했고,특히 高시장은 모든 행정 절차 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9월1일 차기 그룹 대표로 추대될 장남崔泰源 SK(주) 대표이사 부사장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가족납골당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우리나라의 火葬 실태◁

우리나라의 화장 비율은 20.5%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다.일본이 97%,태국 90%,홍콩 72%,영국 60% 등이다.중국은 정부에서 매장을 금지해 공식적인 화장률이 100%에 이른다.

그래서 우리나라 전국의 묘지 면적이 서울 면적의 1.6배에 이르는 등 국토잠식이 심각하다.매년 묘지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1.2배인 9㎢씩 늘어나고 있다. 오는 2045년에는 묘지 면적이 1,400㎢로 국토 면적의 1.5%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싸고 간소한 화장이 활성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비용도 3만∼6만원으로 돈이 거의 들지 않는 장점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매장 원칙을 고수해온 성균관조차 ‘화장문화 보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또 불교계 등에서 납골당을 잇따라 설치하면서 매장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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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8-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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