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이상규 교수 ‘문학사상’ 기고/…답답어라→…답답워라/벙어리입설→병아리입설/이해부족·오탈자… 원본과 큰 차이/잘못 가려내 詩 본래의 뜻 살려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상화(尙火) 이상화(1901∼1943)의 작품이 방언으로 된 시어를 잘못 해석하거나 교합본(校合本)의 개고과정에서 나타난 오탈자 등으로 본뜻과 전혀 다르게 이해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대 이상규 교수는 ‘문학사상’ 9월호에 낸 ‘멋대로 고쳐진 이상화의 시’라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상화의 시를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구사한 방언을 본래의 뜻대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정음사의 ‘상화시집’,대구문협의 ‘이상화 전집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등 10여권의 교합본을 분석,상화 시의 방언들이 어떻게 엉뚱한 말로 둔갑됐는가를 밝힌다.
대구 출신으로 향토색 짙은 지역 방언을 사용한 상화의 작품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대구방언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그에 의하면상화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나오는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라는 대목은 대구방언으로 이해하면 ‘…답답어라’로 표기해야 옳다.그러나 중부방언으로 해석하는 바람에 이처럼 잘못 쓰여졌으며,정음사나 대구문협 등에서 낸 교합본은 물론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이런 잘못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조(單調)’에 나오는 ‘벙어리입설로…’도 정음사나 미래사 등의 교합본은 ‘병아리입설로…’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말을 듣지도 하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대구 방언 ‘버버리’ 또는 ‘버부리’를 잘못 교정하는 바람에 전혀 다른 말로 둔갑한 예라는 것.또 ‘오늘의 노래’중 ‘…핏물을 듸뤄보자’라는 대목의 ‘듸뤄보자’는 대구방언으로 ‘드리우다’라는 뜻인데,문학사상과 정음사 등의 교합본에서는 ‘들여보자’로 교정해 원본의 의미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상화의 교합본 작품에 이처럼 오류가 많은 것은“대구 토박이인 그의 작품에 실린 방언형을 처음부터 간과한 데다 이를 표준어로 바꾸는 과정도 대구방언에 대한 정밀한 해독없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또 “상화가 시를 썼던 20년대는‘국어맞춤법통일안’이 마련되기 이전으로,작가 자신이 개인적인 철자법 기준에 따라 시작활동을 한 것도 한 원인” 이라는 것이다.시에 나타난 방언에 대해 이처럼 전반적인 연구·검토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金鍾冕 기자 jmkim@seoul.co.kr>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상화(尙火) 이상화(1901∼1943)의 작품이 방언으로 된 시어를 잘못 해석하거나 교합본(校合本)의 개고과정에서 나타난 오탈자 등으로 본뜻과 전혀 다르게 이해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대 이상규 교수는 ‘문학사상’ 9월호에 낸 ‘멋대로 고쳐진 이상화의 시’라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상화의 시를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구사한 방언을 본래의 뜻대로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정음사의 ‘상화시집’,대구문협의 ‘이상화 전집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등 10여권의 교합본을 분석,상화 시의 방언들이 어떻게 엉뚱한 말로 둔갑됐는가를 밝힌다.
대구 출신으로 향토색 짙은 지역 방언을 사용한 상화의 작품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대구방언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그에 의하면상화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나오는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라는 대목은 대구방언으로 이해하면 ‘…답답어라’로 표기해야 옳다.그러나 중부방언으로 해석하는 바람에 이처럼 잘못 쓰여졌으며,정음사나 대구문협 등에서 낸 교합본은 물론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이런 잘못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조(單調)’에 나오는 ‘벙어리입설로…’도 정음사나 미래사 등의 교합본은 ‘병아리입설로…’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말을 듣지도 하지도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대구 방언 ‘버버리’ 또는 ‘버부리’를 잘못 교정하는 바람에 전혀 다른 말로 둔갑한 예라는 것.또 ‘오늘의 노래’중 ‘…핏물을 듸뤄보자’라는 대목의 ‘듸뤄보자’는 대구방언으로 ‘드리우다’라는 뜻인데,문학사상과 정음사 등의 교합본에서는 ‘들여보자’로 교정해 원본의 의미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상화의 교합본 작품에 이처럼 오류가 많은 것은“대구 토박이인 그의 작품에 실린 방언형을 처음부터 간과한 데다 이를 표준어로 바꾸는 과정도 대구방언에 대한 정밀한 해독없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또 “상화가 시를 썼던 20년대는‘국어맞춤법통일안’이 마련되기 이전으로,작가 자신이 개인적인 철자법 기준에 따라 시작활동을 한 것도 한 원인” 이라는 것이다.시에 나타난 방언에 대해 이처럼 전반적인 연구·검토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金鍾冕 기자 jmkim@seoul.co.kr>
1998-08-2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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