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오씨 연작시집 ‘멀티오르가슴’

김용오씨 연작시집 ‘멀티오르가슴’

입력 1998-07-16 00:00
수정 1998-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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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俗·性 체험통해 얻은 여유로운 경지의 세계

시인 김용오씨의 연작시 ‘오르가슴’을 묶은 시집 ‘멀티오르가슴’이 ‘시문학사’에서 나왔다.오르가슴이라는 말은 섹스의 ‘절정과 허무’라는 두가지 의미를 포함한다.이 프리즘으로 시인은 세상을 바라본다.

시집을 감싸는 두드러진 분위기는 허무다.세상이란 “성욕을 다 쏟아버린뒤 갑자기 밀려오는 순간의 공허감처럼” 쓸쓸하고 부질없다.하지만 시인에게 그것은 단순히 치기어린 관념의 결론이 아니다.

성(聖)과 속(俗)을 넘나들며 방황하거나(“성모마리아 같기도 하고 매춘부 같기도 한”),성(聖)과 성(性)은 통한다는 인식(늙은 수도승이 뼈를 깎는 수행으로도 못이룬 해탈의 길을 한 시골여자와의 섹스에서 이루는 장면 등)을 거쳐서 나온 것이다.화자(話者)의 실존적인 실험의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어른스런 허무의 세계는 자학으로 치닫지 않는다.‘오르가슴의 결론’은 무소유 혹은 더 넓은 곳으로의 탐색으로 이어진다.그것은 “손에 들어온 물고기를 무심코 놓아주고 빈 손으로 돌아서는”여유로운 경지의 세계다.

작가는 “같은 주제를 물고 늘어지면서 ‘신의 수염’‘동화작용’‘두 사람에 관한 성찰’의 시집을 냈는데 이번 시집으로 어느 정도의 밑그림을 끝낸 셈”이라고 토로한다.<李鍾壽 기자>
1998-07-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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