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결제 전면중단… 부도 공포 재연/전산시스템 작동안돼 잔액확인 길 없어/사태 장기화땐 우량은행도 유동성 부족/인수은행의 상반기 결산 큰 차질 빚을듯
우량은행의 퇴출은행 인수가 늦어지면서 기업이나 개인 가릴 것 없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개인고객은 돈이 급히 필요해도 퇴출은행에 맡겨둔 예금을 찾아쓸 수 없다.업체에 물품을 납품하고 대금을 어음으로 받은 중소업체 등은 현금을 받을 수 없어 부도를 내게 된다.
근본 원인은 전산 시스템의 마비에 있다.
개인고객의 경우 퇴출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다.우량은행이 업무를 넘겨받아 대행하게 돼 있으나 통장 잔액이 얼마인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때문에 통장에 적혀있는 액수만을 믿고 돈을 내 줄 수 없게 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잔액 1,000만원인 통장을 제시하더라도 퇴출은행을 떠안은 은행으로서는 미리 현금인출기로 돈을 꺼내 썼더라도 잔액은 1,000만원 그대로 적혀있다.
더 큰 문제는 어음 결제를 전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A업체가 정리대상인 동화은행으로부터 어음용지를 받아 어음을 발행,B업체에 물품대금으로 어음을 줬다고 하자.
B업체는 어음의 만기가 돌아오기 하루 전 거래은행인 상업은행에 개설된 계좌에 어음을 넣고 현금으로 찾으려 할 경우 상업은행은 어음을 금융결제원으로 갖고 간다.이를 상업은행이 동화은행에 어음을 교환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업은행 입장에서는 동화은행의 전산시스템이 마비됐기 때문에 A기업이 동화은행 당좌계좌에 잔액이 얼마나 있는 지를 확인할 길이 없어 결제해 주지 못한다.그렇다고 당장 A기업을 부도처리하지도 못한다.반면 B업체는 물품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난에 봉착한다.
연쇄부도 파장 등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것이다.정부는 영업정지 첫 날인 29일의 경우 이같은 문제 때문에 이날 밤 12시까지 결제시간을 연장토록 했으나 미봉책에 불과할 뿐 근본대책은 못된다. 금융결제원은 29일 하오 각 은행에 긴급공문을 보내 “어음을 제시하는 고객에 돈을 내주지 말라”고 통보했다.전산시스템 마비로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다 우량은행의 유동성 부족을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작업 지연으로 퇴출은행을 떠안는 우량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의 반기(6월 30일) 결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어음결제를 제때 하지 못해 장부에 그 내용을 기재할 수 없는 탓이다.
퇴출은행들의 심한 반발과 정부의 치밀하지 못한 대처가 금융위기를 빚고 있는 것이다.<오승호 기자 osh@seoul.co.kr>
우량은행의 퇴출은행 인수가 늦어지면서 기업이나 개인 가릴 것 없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개인고객은 돈이 급히 필요해도 퇴출은행에 맡겨둔 예금을 찾아쓸 수 없다.업체에 물품을 납품하고 대금을 어음으로 받은 중소업체 등은 현금을 받을 수 없어 부도를 내게 된다.
근본 원인은 전산 시스템의 마비에 있다.
개인고객의 경우 퇴출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다.우량은행이 업무를 넘겨받아 대행하게 돼 있으나 통장 잔액이 얼마인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때문에 통장에 적혀있는 액수만을 믿고 돈을 내 줄 수 없게 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잔액 1,000만원인 통장을 제시하더라도 퇴출은행을 떠안은 은행으로서는 미리 현금인출기로 돈을 꺼내 썼더라도 잔액은 1,000만원 그대로 적혀있다.
더 큰 문제는 어음 결제를 전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A업체가 정리대상인 동화은행으로부터 어음용지를 받아 어음을 발행,B업체에 물품대금으로 어음을 줬다고 하자.
B업체는 어음의 만기가 돌아오기 하루 전 거래은행인 상업은행에 개설된 계좌에 어음을 넣고 현금으로 찾으려 할 경우 상업은행은 어음을 금융결제원으로 갖고 간다.이를 상업은행이 동화은행에 어음을 교환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상업은행 입장에서는 동화은행의 전산시스템이 마비됐기 때문에 A기업이 동화은행 당좌계좌에 잔액이 얼마나 있는 지를 확인할 길이 없어 결제해 주지 못한다.그렇다고 당장 A기업을 부도처리하지도 못한다.반면 B업체는 물품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난에 봉착한다.
연쇄부도 파장 등 금융위기가 재연되는 것이다.정부는 영업정지 첫 날인 29일의 경우 이같은 문제 때문에 이날 밤 12시까지 결제시간을 연장토록 했으나 미봉책에 불과할 뿐 근본대책은 못된다. 금융결제원은 29일 하오 각 은행에 긴급공문을 보내 “어음을 제시하는 고객에 돈을 내주지 말라”고 통보했다.전산시스템 마비로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다 우량은행의 유동성 부족을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 작업 지연으로 퇴출은행을 떠안는 우량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의 반기(6월 30일) 결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어음결제를 제때 하지 못해 장부에 그 내용을 기재할 수 없는 탓이다.
퇴출은행들의 심한 반발과 정부의 치밀하지 못한 대처가 금융위기를 빚고 있는 것이다.<오승호 기자 osh@seoul.co.kr>
1998-06-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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