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뜻 혈소판 제공… “작은 사랑 실천 기뻐요”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 생명에게 조그만 사랑을 베풀 수 있어 기뻤어요”
서울 서초구청 공익근무요원 봉만우씨(25)
봉씨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공익근무 요원이다.
평범한 젊은이와 다를 바 없는 봉씨.하지만 그는 동료 사이에서 백혈병으로 꺼져가는 어린 생명을 살린 ‘봉요원’으로 불린다.
봉씨는 지난 3월말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윤복희군(14)의 소식을 듣고 선뜻 윤군에게 그의 혈소판을 제공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봉씨는 평소 근무를 마친 뒤 밤 12시까지 인근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바쁜 생활을 하느라 늘 피곤한 터였다.
하지만 윤군이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영동세브란스 병원을 찾아가 3시간이 넘도록 수혈해 주었다.
이에 앞서 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구청을 방문한 윤군의 어머니의 딱한 사연을 들게 됐다.평소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생활한 그는 “갑자기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과 아들을 살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봉군은 곧바로 같이 근무하던 공익근무 요원들과 함께 선뜻 윤군의 어머니를 따라 나섰다.다행히 봉씨는 혈액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윤군과 같은 O형으로 나타났다.이 덕분에 윤군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봉씨는 “어린 나이에 유리관 속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윤군과 아들 때문에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다행이 나와 혈액조직이 일치해 도와줄 수 있었다”고 겸손해 했다.
봉씨의 수혈로 윤군의 건강상태는 곧 호전됐고 퇴원한 윤군은 고향인 충남서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윤군의 어머니는 봉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구청을 찾았지만 근무중인 봉씨를 만나지 못했다.
봉씨는 “신문을 보면 공익근무 요원들이 안좋게 비춰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며 “비록 군복무지만 남들이 꺼리는 일을 성실하게 하는 공익근무 요원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어렵게 고등학교를 마치고 공익근무 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는 봉씨.아직 복무기간 7개월 남짓을 남긴 봉씨는 제대후 전기분야에 취업해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소박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趙炫奭 기자>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 생명에게 조그만 사랑을 베풀 수 있어 기뻤어요”
서울 서초구청 공익근무요원 봉만우씨(25)
봉씨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공익근무 요원이다.
평범한 젊은이와 다를 바 없는 봉씨.하지만 그는 동료 사이에서 백혈병으로 꺼져가는 어린 생명을 살린 ‘봉요원’으로 불린다.
봉씨는 지난 3월말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윤복희군(14)의 소식을 듣고 선뜻 윤군에게 그의 혈소판을 제공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봉씨는 평소 근무를 마친 뒤 밤 12시까지 인근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바쁜 생활을 하느라 늘 피곤한 터였다.
하지만 윤군이 “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 영동세브란스 병원을 찾아가 3시간이 넘도록 수혈해 주었다.
이에 앞서 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구청을 방문한 윤군의 어머니의 딱한 사연을 들게 됐다.평소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생활한 그는 “갑자기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과 아들을 살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봉군은 곧바로 같이 근무하던 공익근무 요원들과 함께 선뜻 윤군의 어머니를 따라 나섰다.다행히 봉씨는 혈액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윤군과 같은 O형으로 나타났다.이 덕분에 윤군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봉씨는 “어린 나이에 유리관 속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윤군과 아들 때문에 고생하는 어머니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다행이 나와 혈액조직이 일치해 도와줄 수 있었다”고 겸손해 했다.
봉씨의 수혈로 윤군의 건강상태는 곧 호전됐고 퇴원한 윤군은 고향인 충남서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윤군의 어머니는 봉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구청을 찾았지만 근무중인 봉씨를 만나지 못했다.
봉씨는 “신문을 보면 공익근무 요원들이 안좋게 비춰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며 “비록 군복무지만 남들이 꺼리는 일을 성실하게 하는 공익근무 요원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어렵게 고등학교를 마치고 공익근무 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는 봉씨.아직 복무기간 7개월 남짓을 남긴 봉씨는 제대후 전기분야에 취업해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소박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趙炫奭 기자>
1998-05-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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