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온 무더위… 생태계 대혼란/엘니뇨 일상 생활에도 큰 영향

달려온 무더위… 생태계 대혼란/엘니뇨 일상 생활에도 큰 영향

함혜리 기자 기자
입력 1998-04-29 00:00
수정 1998-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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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모기떼 극성… 전국 한달 일찍 방역 비상/팔당호 수온 급상승… 미생물 늘어 3급수 전락/조류도 번식시기 놓쳐 해충 크게 번질 우려

엘니뇨 때문에 일부 생태계가 뒤죽박죽으로 바뀌면서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도 큰 영향를 미치고 있다.

6월에야 나타나는 파리·모기떼가 4월말에 극성을 부리고,5월 초에 피어야 할 동백꽃이 이미 피었다가 져버렸는가 하면 4월 초파일 무렵 만개하던 아카시아가 아직 봉우리도 안 맺고 있다.

무더위가 예년보다 한달 가량 빨리 오면서 살충제 수요가 급증,4월 현재 매출액은 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0억원보다 20% 이상 늘었다.선풍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배,에어컨 판매량도 20%쯤 늘었다.

때이른 무더위 등으로 주말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관광업계에 따르면 4월 한달 국내 여행을 떠난 관광객의 숫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롯데관광의 경우 지난 달에는 설악산과 한려수도 등 봄철 행락객이 1백여명을 넘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60∼70명으로 줄었다. 생태계가 혼란에 빠지면서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 방역과는 매년 6월에 실시하던 하절기 방역활동을 한달 앞당겨 5월1일에 실시한다.현재 전국 질병모니터를 가동해 전염병 발생 현황 등을 조사 중이다.집단 급식을 실시하는 학교 등에 대해서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지도·감독을 실시할 것을 일선 교육청에 요청했다.

서울시 방역계 金용세 계장은 “기온상승으로 예년에 비해 모기발견이 20일 정도 빨라 일반적으로 5월에 실시하던 비상방역체제를 지난 14일부터 가동하고 지난 주부터 각 구별로 방역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한국생태학회 張楠基 회장(서울대 생물교육과 교수)은 “식물에게는 세포들이 생리·대사작용을 시작하는 ‘적산온도’라는 것이 있는데 올해는 엘니뇨로 인해 이 적산온도의 합이 높아져 개화기가 10일∼15이상 앞당겨졌다”면서 “생태학적으로 단순하게 ‘봄이 조금 일찍 온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생물학과 尹茂夫 교수는 “지난 겨울 우리나라의 대표적 겨울 철새인 황요새 양지리 쑥새쥐빠귀 등이 우리나라를 찾지 않았다”면서 “30여년동안 새를 관찰해 오면서 처음있는 일로 환경의 변화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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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박사는 또 “텃새의 경우 1년에 한 번 각 종 꽃나무가 내는 꿀을 먹은뒤 번식하는데 올해에는 부산 지역의 동백이 10일∼20일 일찍 피는 바람에 동박새와 지빠꾸리 등도 불규칙적으로 빨리 번식했다”면서 “새들이 번식시기를 놓침에 따라 해충이 크게 번식해 농작물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咸惠里 李志運 朴峻奭 기자>
1998-04-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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