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일주의로/김대중 대통령 취임에 부친다(사설)

경제 제일주의로/김대중 대통령 취임에 부친다(사설)

입력 1998-02-25 00:00
수정 1998-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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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25일 취임식과 더불어 제15대 대통령에 정식 취임한다.정부 수립이후 여덟명째의 대통령이다.진심으로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새 대통령을 맞는 나라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지난 50년동안 일곱명의 대통령을 맞고 보냈으면서도 단 한사람의 대통령도 박수속에 내보낸 일이 없다는 아픈 체험들이 새 대통령 취임을 환희속에 맞지 못하게하는 요인인지도 모른다.

아쉬어 눈물로 보내는 대통령이 이 나라에는 왜 없었던 것일까.한국에도 이런 대통령이 있었다고 자랑할만한 대통령이 왜 한명도 없는가.그래서 국민들은 취임식을 맞으며 새 대통령만은 다른 대통령이 돼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안고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망가진 나라경제를 되살려놓는 일이다.IMF사태는 대통령 자신도 전혀 예기치 못했던 일일 것이다.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에게 IMF체제 극복은 숙명처럼 다가선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책무다.

IMF를 극복하고 이 나라 경제를 다시 살려놓지 못하고는 다른 무슨 일을 잘해놓아도 무의미하다.새 대통령은 바로 ‘경제대통령’이 돼야한다.그것에 혼신으로 맞서고 필히 극복해내야만 한다.

그러자면 새 정부의 국정운영은 ‘경제 제일주의’로 나가야 할 것이다.첫째도 경제요,둘째도 경제요,셋째도 경제여야 한다.과감한 경제개혁과 경제살리기로 국민소득을 늘리고 나라의 위상을 높이기를 바란다.

○지역·계층간 화합길 열어야

다음으로는 국민화합이다.지역감정과 연고주의를 타파하고 화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취임식 주제를 ‘화합과 도약의 새출발’로 한 뜻이 있을 것이다.지역간,계층간 화합의 문제를 푸는데는 김대통령이 가장 적합한 인물인지도 모른다.많은 국민들은 새 대통령이 이 문제에 큰 전환점을 마련해주길 바라고 있다.

대통령자신이 지역감정의 피해자이고 소외된 계층을 대변해왔기 때문일 것이다.불행히도 역사는 약자가 강자를 용서해야하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안을 수 밖에 없다는 역설적 현실을 가르쳐 주고있다.

남북문제에도 새로운 길을 열어 통일기반을 닦아야 한다.김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남다른 식견과 비전을 갖고 있다.지금까지 남북문제는 보수 일변도의 시각에서 조명됐고 거기에 기초해 정책이 추진돼왔다.문제를 보는 눈이 다르면 다른 길도 보이고 정책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새정부의 대북정책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그만큼 기대도 크다.

○대북정책에 큰 기대 걸어

김영삼 정부가 초기에 진보적 시각으로 대북문제에 접근하다가 종국에는 정반대 노선으로 돌아섰던 전례를 우리는 잘 알고있다.남북문제에는 북한이란 상대가 있고 4강을 비롯한 국제적 이해가 걸려 있으며 국내에도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갖고있는 거대한 세력이 엄존하고 있다.따라서 1년내 남북관계에 획기적 진전을 이루어낸다는 약속에 매달리다가는 일을 그르칠 소지도 없지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여러사람이 김대통령에게 “역사와 대결하라”는 주문을 하고있다.대통령은 역사인식을 갖고 나라를 흔들림없이 이끌어 달라는 것이다.대통령이 됐으면 사소한 문제로부터 해방돼야 한다.지엽적인 문제들은 내각에 맡겨놓으면 되는 것이다.특별히 이런 저런 정치게임에 말려들지말았으면 한다.어떻게하면 오는 지방선거에서 이길까라든지 다음 정권창출에 연연하는 따위의 일들이다.인위적인 정계개편같은 것도 금물이다.

감히 정치를 거부하는 대통령이 돼라고 당부하고 싶다.‘정치9단’보다는‘역사9단’이 돼야한다.정책목표가 뚜렷해야 하고 추진에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중요한 것부터 하고 못하면 놔두면 되는 것이다.대통령이 역사를 내다보고 원칙에 철저하면 정치는 그 역사속에,그 원칙속에 포용될 것이다.

정치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란 말이 있다.취임식장에 미화원 고일재씨를 초대한 뜻이 있을 것이다.어두운 곳을 살피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를 눈여겨 보아야 한다.김대통령이야말로 음지를 살피고 약자를 다독거릴줄 알아야한다. 5년후 하부계층의 소득증가율이 상부층의 증가율보다 현저히 높아졌다는 보고서가 나오길 기대한다.

○성공하려면 국민협조 긴요

대통령이 제아무리 좋은 정책목표를 갖고 추진해도 반대세력이 크면 뜻을 이루기가 어렵다.특히 김대통령은 자칫하면 보수·개혁 양쪽에서 협공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않다.IMF체제하에서 불가피한 개혁은 물론 그동안 잘못돼온 것을 바로잡는 사회전반의 개혁에도 엄청난 저항이 따를 것이다.김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지지와 협조가 긴요하다는 것을 국민들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1998-0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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