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스템 정상화가 가장 시급/정부는 ‘명확한 지침’ 마련부터
고성장 시대의 조타수였던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1일 ‘재벌개혁’에 대해 조언을 했다.‘빅딜’이니 사재의 ‘헌납’이니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재벌개혁’은 금융개혁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는 고언.
남 전총리는 이날 경총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경영자 연찬회’에서의 기조강연을 통해 재벌개혁에 관해 여러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국제사회에서의 신뢰 상실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소상히 설명한 뒤 “개혁의 초점은 금융개혁이며,금융의 자주성 확보와 책임경영체제의 확립,금융감독의 정상화 없이는 현재의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면 별다른 조치가 없어도 ‘재벌’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 전총리는 재벌이 국가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태의연한 경영방식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과다한 차입금,분식결산,외형확장 위주의 경영,총수의 의사결정 독점 등 대략 8가지로 요약했다.
그러면서도 “(새정부가)기업과 금융기관,감독기관 3자의 상호관계를 정상화한다는 확고한 방침보다는 막연히 재벌에게 어떠한 반성적 노력을 촉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같다”고 언론보도를 예로 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재벌의 반성도 물론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금융과 기업의 근본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개혁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기업의 적응을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를 위해 상호지급보증의 해소와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외부감사의 요령,기업의 통합과 정리에 따르는 세무와 법적인 문제 등에 관해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 아니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망설이거나 정세변화를 기다리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IMF가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개혁프로그램의 핵심인 부실경영 척결도 사실은 박정희 정권이 지난 74년 ‘5·29조치’를 통해 시도했지만 재계의 반발과 정치적 분위기가 흐지부지 되면서 정부가 정책의 당위성을 잊고 포기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조명환 기자>
고성장 시대의 조타수였던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1일 ‘재벌개혁’에 대해 조언을 했다.‘빅딜’이니 사재의 ‘헌납’이니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재벌개혁’은 금융개혁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는 고언.
남 전총리는 이날 경총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된 ‘경영자 연찬회’에서의 기조강연을 통해 재벌개혁에 관해 여러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국제사회에서의 신뢰 상실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소상히 설명한 뒤 “개혁의 초점은 금융개혁이며,금융의 자주성 확보와 책임경영체제의 확립,금융감독의 정상화 없이는 현재의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되면 별다른 조치가 없어도 ‘재벌’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 전총리는 재벌이 국가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태의연한 경영방식을 아직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과다한 차입금,분식결산,외형확장 위주의 경영,총수의 의사결정 독점 등 대략 8가지로 요약했다.
그러면서도 “(새정부가)기업과 금융기관,감독기관 3자의 상호관계를 정상화한다는 확고한 방침보다는 막연히 재벌에게 어떠한 반성적 노력을 촉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같다”고 언론보도를 예로 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재벌의 반성도 물론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금융과 기업의 근본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개혁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기업의 적응을 촉구해야 한다는 것.이를 위해 상호지급보증의 해소와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외부감사의 요령,기업의 통합과 정리에 따르는 세무와 법적인 문제 등에 관해 ‘명확한 지침’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 아니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망설이거나 정세변화를 기다리려고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IMF가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개혁프로그램의 핵심인 부실경영 척결도 사실은 박정희 정권이 지난 74년 ‘5·29조치’를 통해 시도했지만 재계의 반발과 정치적 분위기가 흐지부지 되면서 정부가 정책의 당위성을 잊고 포기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조명환 기자>
1998-02-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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