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저축 2억(외언내언)

동전저축 2억(외언내언)

이세기 기자 기자
입력 1997-11-01 00:00
수정 1997-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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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도 한방울 두방울이 모이면 항아리에 가득 찬다.이를 두고 순자는 ‘흙이 쌓여 산을 이루면 비바람이 일고 물이 모여 못을 이루면 교룡이 생긴다’고 했다.이른바 물이 모여 내가 된다는 ‘수적성천’이 그것이다.모두가 저축과 관계된 말이다.돈을 번 사람들의 한결같은 비결은 ‘허리를 졸라매고’ ‘가난했던 시절을 생각해서’ 한푼이라도 쓰지않은 결과다.바로 그 한푼을 아끼고 모아 부자가 된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10원짜리 동전은 언제부턴가 화폐 가치를 잃은지 오래다.10원짜리 한개로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버스를 탈 수도 지하철을 탈 수도 전화를 걸 수도 없다.10원짜리 동전 한개가 없어서 화급한 전화를 걸지못하거나 버스를 타지못한 경험이 있더라도 동전 한개의 소중함을 절감하기전에 그런 일이란 흔치않다고 간과해버린다.아이들도 10원짜리 동전같은건 돈으로 여기지않게 되었고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나서도 10원짜리 몇개는 대수로이 거슬러받지 않는다.

지난 93년에는 한국은행이 학생들에게 10원짜리의 중요성을 일깨워달라고 교육부에 협조를 요청했고 ‘10원짜리 동전 좀 사용해달라’는 이색캠페인을 벌인 일도 있다.거스름돈을 써야하는 슈퍼마켓 등 유통업체들이 10원짜리를 구하지못해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그러나 10원짜리 동전은 사무실의 책상서랍이나 저금통속에 처박힌 채(퇴장) 아예 있으나마나한 것으로 묵살된지 오래다.더더구나 공중전화를 걸기위해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남은 것은 전화기에 방치하기 예사다.돈을 길에다 흩뿌리는 행색이다.

이런 계제에 경북도내 1백만 새마을가족들이 새마을회관을 건립하기 위해 20개월만에 10원짜리 동전 2억5천만원을 모았다는 이야기는 진한 감동과 반성을 준다.그야말로 ‘티끌모아 태산(적소성다)’을 실천한 예이다.과소비 해외여행에다 돈씀씀이가 헤픈 요즘 세상에서 경북도 새마을가족의 이같은 결실은 새마을운동 발상지다운 ‘근면과 자조와 협동정신’이 아닐수 없다.아마도 한치의 낭비없는 건강한 새마을회관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우리 모두 이런 정신을 배워 허리를 바짝 졸라맬때다.<이세기 사빈논설위원>

1997-11-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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